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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24

대화가 필요해 회사의 경영진은 대화와 경청을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의 신조'와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매번 회의 때마다 구호를 외친다. 내가 볼 때는 역설적으로 그러한 구호를 외침으로써 대화와 경청을 막는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마치 "코끼리 이야기"처럼(어떤 강사(?)가 대중들에게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세요"라고 주문하면 대다수의 대중은 그 말을 듣자마자 코끼리를 떠올린다는 이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하다 보면 하게 되고, 해야 할 것을 강조하다 보면 안 되는 것들만 자꾸 보이게 되는 현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화와 경청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의 위치에 있는 경영층인데, 그들은 과연 상대방의 의견을 들을려고 노력하고는 있는지 의문이 가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왜냐하.. 2021. 7. 14.
요즘 뉴스 그리고 조선일보 뉴스를 자주 보지 않는 편이다. 가끔은 네이버의 뉴스스탠드를 30초 간격으로 설정해놓고 지나가는 각 언론사의 헤드라인 정도만 보는 수준이다. 뉴스가 별로 볼 거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몇일 전에는 네이버의 뉴스스탠드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보니까, 조선일보의 헤드라인 6라인 중에 3개 라인이 추미애 법무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군대 휴가 관련 건이었다. 조선일보는 내가 한글을 깨우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계속 봐오는 신문이다. 종이 신문에서 인터넷 신문으로 갈아타기는 했지만, 종이신문은 까마득한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대략 40여년 정도 구독했고(그중 10여년은 회사에서 구독), 지금도 포털에서 언론사를 선택하는 기능이 있으면 조선일보를 선택하고 있으니 과장되게 표현하여 50년 정도는 보고 있는 .. 2020. 9. 12.
캐스케이딩(Cascading)과 권한 위임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가 많다. 그중 하나는, 내가 아래 직급의 직원에게 무언가를 지시했는데, 그가 나의 윗 상사에게 물어보고 따를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거다. 이런 경우 당황함을 넘어서 황당함을 느낀다. 보통은 "부장님, 이사님께서 부장님과 다른 지시를 하셨는데, 이사님께 여쭤봐야 할까요?" 이 정도 반응이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부장님께서 지시하신 거는 이사님께 물어보고 할게요" 이 정도면 당황하기 않겠는가? 많은 경영학 관련 자기계발 서적에서 말하기를 적절하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조언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첫째, 지휘계통에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사장-이사-부장-과장-반장 이런 식의 직급체계가 있다고 가.. 2020. 7. 21.
회장님은 결정하지 마세요 회의를 하다보면 가장 상석에 앉는 분이 있다. 그 사람을 우리는 그 조직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으로 이해를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그 사람이 의사결정을 한다. 그런데, 회의의 내용을 보면, 판매전략 회의도 있고, 기술개발회의도 있고, 품질문제 해결 회의도 있으며, 자금조달 관련 회의도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자리에는 회장이나 사장이 의장석에 앉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아랫사람들이 그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토론하고자 한다면 계급장을 떼고 앉아야 한다. 그러면 서기 말고는 의장석에 높은 사람이 앉으면 안된다. 다만 토론을 중재하고 주재하는 사람은 괜찮다. 다만, 그사람은 토론에 참여하면 안된다. 그 사람이 토론에 참여하면 토론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0. 7. 8.
제품 원가와 판매가 엊그제 기술개발회의에서 A 중역이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000기종은 원가가 너무 높으니 줄여야 한다." 그랬더니 B 중역이 말했다. "사이즈도 좀 줄이고, 핵심 부품을 좀 더 저가형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러니 C 중역이 말했다. C 중역은 000기종을 개발한 그룹장이다. "사이즈와 핵심 부품은 고객이 요구하는 거라서 줄일 수 없다." 그러면 어쩌자는 말인가? 혹시 당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그러지는 않은가? 최근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추세는 이렇다. ⓐ타겟 시장 설정 -- ⓑ목표 성능 설정 -- ⓒ목표 판매가 설정 -- ⓓ목표 원가 설정 -- ⓔ목표 성능 재검토 -- ⓕ개발착수 -- ⓖ목표원가을 기준하여 부품 구매 -- ⓗ개발 완료 -- ⓘ목표원가 대비 실적원가 비교 -- ⓙ추가 절감목표 설정 --.. 2020. 6. 5.
회의 시간을 지키자 대부분의 회의는 시작 시간을 정한다. 그리고 미리 정한 그 시간에 회의는 시작한다. 아주 예전에 시계가 비싸고, 손을 태엽을 감아주어야 작동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시계의 성능도 그리 좋지 않아서 5분 ~ 10분 정도는 맞지 않는 게 예사였다. 항상 약속시간에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만들어진 "코리안타임"도 그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다가 내가 중학교 때 카시오에서 디지털 전자시계를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계를 착용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약속시간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디지털 전자시계를 사면 시간을 세팅하는 데, 그때 1~2분이 틀리는 건 예사였고, 윤년이 있는 경우에는 날짜를 다시 세팅해야 하는 데, 그 과정에서 시간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2020. 6. 2.
회의는 내용과 형식에 따라 참석자를 정해야 한다 회사에서 직급이 높아지면 그만큼 노하우가 많아진다고 생각하는지 많은 회의에 불려다니고, 때로는 회의를 소집하기도 한다. 회의를 소집할 때에는 『회의소집 통보서』라는 걸 작성하고 결재를 받아서 공지한다. 그리고 그것을 작성하기 전에 회의 참석자와 시간과 장소를 사전에 조율하는 절차를 거친다. 회의소집통보서를 결재하는 과정에서 윗분들에 의해서 주제가 심화되기도 하고, 참석범위를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소 상이하게 전개 되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일을 배웠다. 오늘도 어떤 회의가 있었는데, 그 회의의 문제점은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 회의의 주제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조립일정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면 당연히 실무자 또는 실무 팀장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하면 된다. 즉, 주제은 일정 점검, 참석자는 실무팀장급이다.. 2020. 3. 27.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다. 장비를 개조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맞다, 나는 기계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개조하는 일을 누구에게 지시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였다. Q대리는 A차장에게 이 내용을 보고 하는 중이었다. 이런 경우 대안이 2가지 이상이 있다면 대개는 어떤 제.. 2020. 3. 18.
1. 배경 지금 다니는 직장으로 옮긴지 1년 반이 지났다. 직장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조직이 그렇겠지만 스트레스가 없는 곳이 없다. 그래서 많은 조직원들은 뒷담화(뒷談話)를 한다. 대개는 상사의 흉을 본다. 속어로 "뒷따마"라고 하기도 한다. 따마는 다마의 된 소리이고, 다마는 たま , 玉의 일.. 2020. 3. 14.
타임 킬러 킬러. 킬러라고 하면 나는 스릴러 첩보 영화에 등장하여 악의 편에 서서 정의의 편에 선 주인공의 이해당사자를 살해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킬러는 영화나 소설속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 현실세계에서 자주 만난다. 다만 그들이 죽이는 건 나의 사람이 아니라 나의 시간인 경우가 많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주위에 많은 타임킬러들을 만난다. 그들 스스로는 대화를 주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엄밀히 말해서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들이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아야지"라고 작정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그들은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들이 무지해서 그렇다고 본다. 매일 아침 회의를 한다. 여기서 회의는 會議가 되어야 하는 데, 사실은 會宜가 되어.. 2020.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