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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474

목신의 오후 2022_17 목신의 오후 : L’Apres-midi d’un faune / 스테판 말라르메 저 / 앙리 마티스 그림 / 최윤경 역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24일 / 2022.05.27 한 번쯤 들어본 책.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작가, 여러 번 들어본 화가. 뭐 이런 것들 때문에 내가 의지를 가지고 구매한 게 아니라, 서점에서 매월 선정하여 보내주는 책으로 몇 개월 전에 받았다. 그 책방 주인의 말대로, “책은 읽으려고 사는 게 아니다. 사 놓으면 언젠가는 읽게 된다”더니 결국 한참이 지난 시점에 마지막 장을 덮었다. 책 중간 중간에 유명한 화가 앙리 마티스의 펜화가 그려 있지만, 글의 내용이 난해하여 연결 지점을 잘 알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읽은 악의 꽃이 생각 났다. 강렬하지만 무슨 말.. 2022. 5. 27.
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 2022_16 문학이 사라진다니 더 쓰고 싶다 / 강병융 / 마음의 숲 / 2022년 04월 25일 / 2022.05.16 저자는 소설가라고 한다. 문학을 전공하고, 슬로베니아에서 살고 있다. 저자는 처음 러시아 말을 배울 때 “산책하다”는 말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러시아 말에는 산책한다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한다. 저자는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市에서 산책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책으로 묶었다. 동유럽은 서유럽과 비교해서 가지게 되는 선입견이 몇 가지 있다. 서유럽은 마치 넓은 평원, 온화한 대기, 푸른 들판을 연상하게 되지만, 동유럽은 왠지 암울하고, 늦가을 비 온 뒤 느끼게 되는 약간의 쌀쌀함과 우중충한 하늘을 떠올리게 된다. 제목을 어떻게 뽑았는지 궁금해진다.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문학이 사라진다는 .. 2022. 5. 17.
오르막길 2022_15 오르막길 / 탁재형 / 넉세스BOOKS / 2022년 05월 02일 / 2022.05.08 몇 해 전에,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그 전에, 박근혜가 탄핵되기 전에, 문재인은 히말라야를 다녀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동행 취재했던 기자의 사진과 글이 대통령 퇴임을 막 앞 둔 시기에 출간 되었다. 그의 책에는 어떤 정치적 메시지는 보이지 않는다(어쩌면 숨겨놓았을지는 모른다). 책은 문재인 대통령을 매개로 하여 사진과 글로써 작가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는지. 종주 산행을 하다 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듯이, 인생을 관통하다 보면 오르막 같이 숨이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있고, 내리막 같이 쉽고 평이하지만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위험에 빠지는 시기.. 2022. 5. 12.
헤르만 헤세 시집 2022_14 헤르만 헤세 시집 / 헤르만 헤세 / 송영택 / 문예출판사 / 2013년 05월 20일 / 2022.05.01 헤르만 헤세 시집 시집은 철학 책만큼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의 길이가 짧다고 해서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읽어 나갈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뭔가 찜찜하다. 시라는 거는 천천히 단어와 문장의 단락을 음미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걸까? 소설책 읽듯이 읽고 나면 “이게 아닌데” 싶을 때가 많다. 가끔은 외국 시를 읽을 때는 굳이 이 단어로 번역했어야 할까? 원어에는 어떤 단어를 사용했을까? 이런 상상도 하게 된다. 그래서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빨리 읽어도 문제, 천천히 읽어도 문제다. 이번에 읽은 책은 편역자도 권 말에서 이야기 했지만, 저.. 2022. 5. 11.
너는 나의 시절이다 2022_13 너는 나의 시절이다 / 정지우 / 포르체 / 2021년 05월 20일 / 2022.04.30 어린 아이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젊은 아빠의 행복 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의 글을 통해 마치 마른 나무가 봄비에 새순을 피우듯 수십 년 전의 기억들이 조금씩 되살아나며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 라고 여러 번을 되뇌었다. 다시 30대 초반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엉금엉금 기는 아이들의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다시 그녀 앞에서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며 얼굴을 붉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결코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을 행복한 시간으로 만드는 게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는 소파 한쪽에 비스듬히 앉아 뜨개질로 수세미를 만들고, 그 옆에서 나.. 2022. 5. 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_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2022_1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_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일반판) / 루시스 캐럴 글 / 살바도르 달리 그림 /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03월 14일 / 2022.04.11 누군가 말했다. 고전은 읽는 나이에 따라 다가오는 게 다르다고.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다가오는 게 다른 이유는 책을 읽을 당시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같은 제목의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 찾아보았더니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다. 집에 있는 책꽂이에 벽돌처럼 자리하고 있는 그 책은 이 책의 서문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마틴 가드너의 주석이 담고 있다. 주석이 원문보다 긴 책이다. 각 이슈가 발생한 장면마다 주석을 달고 .. 2022. 4. 12.
가려진 세계를 넘어 2022_11 가려진 세계를 넘어 : 우리는 계속해서 말할 것이다 / 박지현 이야기 / 채세린 글 / 장상미 옮김 / 슬로비 / 2021년 07월 8일 / 2022.3.19 이 책은 한국어로 말하는 한 여인의 말을 한국어로 말하는 또 다른 한 여인이 인터뷰하여 정리하고, 프랑스어로 출간된 책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에서 번역 출간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보통 다른 외국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번역하게 되면 표현이 바뀌거나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스페인어로 지은 소설을 영어로 번역한 것을 일본인 번역가가 옮겨 쓰고, 그것을 다시 우리나라말로 옮겨 쓴 외국 명저들이 많았는데,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가끔 어리둥절한 부분을 만나는 경우가 있었다. 각각의 언어에는 고유한 특질이 있어서 .. 2022. 3. 20.
당신이 살았던 날들 2022_10 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 델핀 오르빌뢰르 / 김두리 역 / 북하우스 / 2022년 01월 28일 / 2022.2.17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태인이 느끼는 죽음과 삶에 대한 에세이라고 말하면 그가 하고 싶지만 못다 한 이야기에 대한 지나친 단순화일까?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죽은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드문 여성 랍비다. 유태인들은 무엇이든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겠지만, 죽음에 관해서는 다른 보통의 사람과는 다소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종교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현시대에는 장례식장을 고르고, 장례를 치른다. 장례식장에서는 종교에 따라 기도를 한다. 특별.. 2022. 2. 18.
룬의 아이들 – 데모닉 6, 7, 8, 9 2022_06, 07, 08, 09 룬의 아이들 – 데모닉 6, 7, 8, 9 / 전민희 / 엘릭시르 / 2021년 06월 21일 / 2022.2.7 주인공은 정체 모를 인간 사냥꾼에게 쫓겨 다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령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하여 마법의 섬으로 떠난다. 거기서 섬 주민들의 환대를 받고, 마법의 성을 탐구하는 사이에 고향에서는 작위를 훔치려는 음모가 몰락한 공화파 인사들과의 이해가 맞물려 구체화된다. 주인공은 고향으로 돌아와 음모를 막기는 하지만 가사 상태에 빠지고, 음모에 가담했던 주요 인사들은 모두 음모의 발각과는 다른 사유로 죽게 된다. 복잡한 서사를 다 설명하기에는 spoiler가 될 것 같아 너무 축약해서 몇자 적어 보았다. 어쨌든 이 세계에서는 마법과 유령과 괴물과 뭐 이.. 2022. 2. 8.
은하영웅전설_01 2022_05 은하영웅전설_01 (여명편) / 銀河英雄傳設_01 (黎明篇) / 다나카 요시키 지음 / 마치하라 카츠미 그림 / 김완 옮김 / 디씨앤미디어(이타카) / 2011년 10월 14일 / 2022.1.30 이 책을 읽고 있다보니 큰 애가 와서 묻는다. "아빠는 책을 읽을 때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또 다른 책을 읽어요, 아니면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읽는 편이에요?" 장르가 다르면 한 번에 여러 책을 읽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권을 다 읽은 후에 다른 책에 손을 댄다면, 시집은 영영 읽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지난번부터 읽어오던 데모닉 시리즈 다음편을 누군가 대출해가는 바람에 빌릴 수 없어서 도서관을 뒤지다 발견한 책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아주 오래전에, 일본 회사 후배가 재미있는 .. 2022.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