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_25 파과 / 구병모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04월 16일 / 2024.08.20
지난 주 영어회화 오픈 카톡방에 이 책에 대해서 언급이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그분에게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었는지, 이 책이 올라왔다. 마침 이 책은 집에 있었어(내가 산 게 아니라 아이 둘 중 하나가 샀을 것이다), 책장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파과]가 무슨 뜻인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파과가 破瓜인지 破果인지에 따라 뜻이 달라지겠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破果, 즉 흠집이 난 과일로 생각한다. 破瓜는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면, 이런 뜻이 있다. [ 瓜자를 파자(破字)하면 ‘八’이 두 개로 ‘二八’은 16이 되기 때문에 16살의 여자 또는 ‘八’이 두 개라서 8*8은 64가 되어 64세인 사람 ]. 그러나 숫자 또는 나이로 표현되기에는 소설 속 주인공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우연히 킬러로 길러졌고, 그가 만난 많은 죽음이 그에게 상흔으로 잔재하고 있다. 그러다가 누구나 그러하듯이 전성기를 지나 나이가 들고 주변의 친구와 친척들 중에 먼저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 사람들 중에 각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남은 삶을 또 얼마나 팍팍할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리고 내가 최근 아주 조금씩 그것을 느끼고 있다. 지난한 삶의 상처를 안고 사는 노년의 삶에도 가끔은 살아야 하는 절체절명 같은 의무감이 작동하는 기제가 찾아올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