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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경주남산(20210228)

by seetop 2021. 3. 1.

이번에는 경주 남산에 다녀왔다. 경주는 전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할 만큼 곳곳에 국립공원이다. 토함산은 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자주 다녀왔고, 저번에는 무장산도 다녀왔다. 단석산도 오래전에 다녀왔으나 남산은 아직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벼르다 벼른 산이라고 해야 하나? 고속도로를 타고 울산과 대구를 오가다 보면 항상 보이는 산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은 첫 번째 탐방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닌다는 삼릉-용장리 코스를 선택한다. 날씨는 흐렸지만 사람들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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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1.02.28(일)

 

산행코스 : 서남산(삼릉) 주차장 (11:00) ~ 삼릉탐방지원센터(11:16) ~ 상선암(12:13) ~ 전망 좋은 곳(12:23) ~ 금오봉(13:05) ~ 용장사곡 삼층석탑(13:36) ~ 마애여래좌상(13:40) ~ 설잠교(13:57) ~ 출렁다리(14:25) ~ 용장골 주차장(14:34) ~ 삼릉 솔숲(15:10)

 

산행거리 : 6.7km(트랭글 기준) (용장골~삼릉 원점 복귀 2.5km 포함 시 8.2km)

 

산행시간 : 3시간 28분(평균 속도 2.0km/h), 휴식시간 13분 (삼릉 주차장 복귀 35분 별도)

 

10:58 삼릉 주차장 도착

하늘은 꾸무리하고, 공기는 축축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하다. 옷을 얇게 입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쌀쌀하다. 신발을 갈아 신고, 들머리로 향한다. 주차장은 어느새 만차가 된 듯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고, 삼삼오오 산객들의 걸음이 분주하다. 관광버스가 한대 들어온다. 사람들이 내려서 분주하다. 

 

화장실을 들른 후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국립공원 직원들이 많이 나와서 산객들을 맞이한다. 무슨 행사를 하는 걸로 보인다. 가까이 가서 보니 국립공원 지정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한단다. 국립공원의 날은 3/3일이다. 삼삼일. 어감이 기분 좋게 만든다. 가까이 가서 그들의 분주한 모습을 사진에 담고, 그들과 함께 사진도 찍은 후 산행을 시작한다.

 

11:16 삼릉탐방지원센터

지원센터를 지나는데, "여권 없습니다"라고 쓰인 작은 명패가 보인다. 여권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국립공원에 갈 때마다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거라고 한다. 예전에 자전거 국토 종주할 때처럼 그런 류의 수첩인가 보다. 

 

11:18 솔숲 속에 숨은 삼릉

몇 걸음 오르다 보니 오른쪽으로 깊은 솔숲이 보인다. 등로를 살짝 벗어나 솔숲으로 들어가 본다. 소나무의 향기가 기분을 좋게 한다. 평화를 얻은 느낌이다. 그리고 잠시 후 보이는 왕릉. 왕릉이 3개가 모여 있어서 삼릉이라고 하는 것 같다. 여기에 계신 분들은 경명왕, 신덕왕, 아달라왕이라고 도로변 입구에 적혀있는 걸 나중에 원점 회귀할 때 보았다. 

 

등로는 국립공원답게 잘 정비되어 있다. 산 비둘기 한 마리가 낙엽 위에서 먹이를 찾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11:31 이정표(←삼릉 주차장 0.55km, → 금오봉 2.05km, 상선암 1.05km)

5백 미터 오는데 30분이 걸렸다. 입구에서 공원 기념일 행사에 참여하고, 삼릉을 보고 오느라고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정상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 가야겠다. 가끔씩 종주 산행할 때의 버릇-전투적으로 빨리 걷는 것-이 도질 때가 있다. 갈길이 멀고 시간이 부족하면 빨리 가야겠지만, 여기서는 유적도 몇 군데 찾아보며 걷기로 한다. 대개의 이정표는 거의 500m 단위로 되어 있지만, 이 곳의 이정표는 거리 개념보다는, 유적지의 개념이 강한 거 같다. 유적지 근처에 오면 이정표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10m 단위로 이정표가 나타나기도 한다. 

 

11:32 삼릉 곡 제1 사지 탑재와 불상

"삼릉 곡 제1 사지 탑재와 불상"은 "3개의 왕릉이 있는 계곡의 첫 번째 절이 있던 자리의 탑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이는 재료와 불상"으로 번역할 수 있을까? 오래된 유물을 알아보고 모으고 정비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어떤 경우에는 해설판이 없다면 그것이 불상이었는지를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어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숨은 유적을 찾는 재미가 산행하는 것보다 더 쏠쏠한 거 같다. 

 

11:37 삼릉 곡 제2 사지 석조여래좌상

1 사지의 불상과 마찬가지로 이 곳의 여래좌상께서도 머리가 없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하여 제단에서 촛불을 피우는 걸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안내문에는 LED 촛불로 대신한다는 양해의 글도 함께 적혀있다.

 

11:39 이정표(←금오봉 1.85km,  상선암 0.85km, → 삼릉 주차장 0.75km, ↓마애관음보살상 50m, 삼릉 계 제2 사지 석조 여래좌상)

유적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안내 글씨는 노란색으로 되어 있고, 산행길을 안내하는 글씨는 흰색으로 되어 있다. 

 

11:57 삼릉계 석조 여래좌상

석조여래좌상께 계곡을 건너 바위 숲 위에 우뚝 앉아 계시는 모습이 소나무 가지 사이로 멀리 보인다.

 

12:13 상선암

상선암은 2채의 건물로 구성되어있다. 한쪽은 잠자는 곳, 한쪽은 불공을 드리는 곳으로 보인다. 게시판에 "중 노릇 하는 법"이라는 글이 눈에 띈다. 전문을 옮겨 담을 수는 없고... 검색을 해보니 경허선사라는 분이 하신 말씀으로 보인다. (blog.naver.com/wrn2991/220290468695)

 

12:23 전망 좋은 바위

약간 가파른 길을 5분 정도 오르니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멀리 경부고속도로와 경주평야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잠시 쉬다가 일어선다.

 

13:00

느린 걸음으로 사람들에 떠밀려 올라 선 정상에도 사람들이 많다. 기회를 틈 봐 사진을 몇 장 찍고, 빈 벤치가 나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자리가 하나 나서 앉아 간식을 취하고 내려갈 방향을 고민한다. 

 

13:22 임도

정상 아래로 400m 정도 내려오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는 정상 아래 화장실로 보이는 작은 건물까지 이어져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13:26 이정표(←통일전 주차장 3.5km, ↑용장마을 3.0km, 용장사지 0.55km, →포석정 주차장 5.0km, 금오봉 0.7km)

임도에서 오른쪽을 틀어 용장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용장사지" 보다는 "용장사 터"라고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곳은 계곡을 "~계", "~곡"으로 섞어서 쓰고 있다. 차라리 "~골"이라고 부르면 더 좋고,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삼릉계", "삼릉곡", "삼릉 골" 어떤 게 더 이해하기 쉬워 보이는가....

 

13:35

탑재가 있는 바위틈에 예쁜 소나무가 있다. 문득, 이렇게 높은 곳에 옛날 사람들은 헬리콥터나 기중기도 없이 저 큰 돌들을 어떻게 옮겼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있었던 고대 문명의 흔적은 아닐까?

 

13:36 삼층 석탑

살짝 개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석탑은 멋있다. 석탑 뒤가 절벽이 아니라면...... 어떻게 석재들을 옮겼을까?

 

13:40 마애여래좌상

3개의 기단(?) 위에 여래께서 앉아 계신다. 역시 머리가 없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왜 불상은 머리만 훼손되었을까?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일부러 해하지는 않았을까?

 

13:46 대나무 숲

짧은 대나무 숲을 지난다.

 

13:59 설잠교

한자로 쓰인 다리 이름이 궁금했는데, 다리를 건너니 안내판이 있디. 매월당 김시습이 용장골에 머물면서 지었다는 책이 그 유명한 "금오신화"라고 한다. 그의 책 이름이 금오신화라서 산 봉우리 이름이 금오산이었는지, 봉우리 이름이 금오산이어서 그가 금오신화를 저술했는지는...... 

 

14:03 작은 돌탑들

설잠교를 지나 조금 내려오면 계곡을 따라 걷는데, 우리나라 산행길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작은 돌탑들이 보인다. 누구나 탑을 쌓고 소원을 비는 건 우리나라에만 있는 풍습(?) 또는 샤머니즘이 아닐까?

 

14:25 용장골 출렁다리

출렁다리를 지나면 국립공원을 빠져나온 거나 마찬가지다. 다리 끝에는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산 나물들은 작은 소쿠리에 담아서 팔고 계신다.

 

14:28 참살이 자연치유 건강체험 마을

용장마을은 전원주택도 보이고, 펜션도 보인다. 그리고 한쪽에는 전원주택 터를 분양한다는 안내판도 보인다. 이런 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14:34 용장 주차장

주차장을 지나 몇 걸음을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버스를 타기 위해 장비를 정리하고 뻐근한 허리를 펴기 위해 스트레칭을 조금 하고 있자니, 정류장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가서 보니 한 세 분 정도 계신다. 한 분이 나오셔서 말을 건넨다. 버스 타고 갈 거냐고. 그렇다고 하고, 혹시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아시느냐고 물어본다. 돌아온 대답은 코로나 때문에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서 시간표가 따로 있지는 않은데, 대략 25분마다 1대씩 있는 거 같다 하더라고 삼릉 주차장에서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문제는 자기네들이 이 곳에 도착할 때, 버스 1대가 막 지나갔다고 한다. 

그러면, 다음 버스가 오려면 대략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고, 버스로 여기서 삼릉까지 10분 걸리니까 앞으로 30분이 걸린다는 이야기. 네이버 지도를 통해서 알아본 거리는 2.5km, 소요시간은 35분. 기다리느니 걸어가는 게 낫겠다. 

나는 걸어가는 걸 선택했다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알려주고는 걷기 시작한다.

 

15:08 삼릉 주차장

삼릉 주차장에 도착하여 근처 식당에서 칼국수 한 그릇 시켜 먹으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삼릉 주차장. 멀리 버스가 한 대가 들어온다.
행사를 하는 국립공원 관계자들
등로 입구에서 국립공원의 날 제정 기념 행사를 하는 모습
산행 안내도. 상선암 금오봉을 거쳐 용장골로 내려왔다.
2km는 어디에 있을까?(트랭글 기준 산행거리는 6.71km)
삼릉 숲은 소나무 숲이다. 소나무 향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삼릉 전경
등로 초입. 국립공원답게 산행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삼릉을 지나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앞서 들머리에 있는 작은 돌탑들
2번째 만난 유적. 여래좌상. 촛불 대신 LED 등을 사용하고 있다는 안내판이 현재를 알려준다.
이정표. 노란색은 유적지를 안내한다.
숲속에 자리 하신 여래좌상
상선암 불당
전망 좋은 곳. 멀리 경부고속도로가 보이고, 중간에 형산강이 있다. 
경주남산 정상석. 국립공원 금오산, 468m
사람들이 참 많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 높지 않은 산이지만, 갈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건 산이 깊다는 걸 말해준다.
금오산 정상에서 내려와 용장사터로 내려간다
용장골로 내려가는 임도
설악산이 부럽지 않은 산세
석탑 터에 있는 멋진 소나무
용잠골로 가는 길에 있는 3층 석탑. 하늘 배경과 어울린다.
용장골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는 여래좌상
설잠교
용장골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계곡
작은 돌탑들이 즐비하다. 탑을 쌓는 건 공덕을 쌓는 것과 같은 행위일까?
바위 밑에도 돌탑들이 가득하다
용장골 출렁다리. 이곳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점이다. 여기를 건너가면 용장마을이 나온다.
용장마을에는 펜션도 많고, 체험을 위한 숙박시설도 많아 보인다. 예쁜 전원주택도 많다. 
용장 주차장. 저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채비를 정비하고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삼릉까지 걷는다.
포항으로 이어지는 형산강을 따라 볼거리 8곳을 선정해두었다.
오늘의 산행
식당 입구에 있는 예쁜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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