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천재과학자의 감동적인 천국 체험기 / 스베덴보리 저 / 스베덴보리연구회 편역 / 다산초당 / 2009년 02월 / 296쪽 / 508g / 2010.06.27
“저는 종교의 힘으로 술을 끊었습니다”라고 농담처럼 술잔을 거절했던 동료(?)가 몇 일 지나고 나서 자기가 평소 “소장하고 싶어하는 책”이며, “좋은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라며 내게 전해주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의 모습으로 비추어졌다니 다행스럽다.
책의 내용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천국과 지옥에 대한 저자(스베덴보리)의 경험을 토대로 전개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책의 저자와 편역자와의 관계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난 스베덴보리의 책 “천국과 지옥”을 번역한 책인 줄 알았었는데, 읽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책을 스베덴보리가 저술한 게 아니라 한국의 스베덴보리연구회에서 저술했다. 차라리 표제에 “스베덴보리 저”를 없앴으면 오해는 없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편역자는 원저의 번역에 충실해야 하고, 편역자의 사상이나 사고는 주석을 달거나 괄호를 해서 편역자의 생각임을 밝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방법으로 표시를 해놓지 않아서 마치 200여년 전에 살았던 스베덴보리가 현대의 대한민국을 미리 알고 예언한 듯이 그려놓았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뒷 부분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책이 후반부로 가면서 재미를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도의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는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라고 가르쳤다. 스베덴보리의 책을 읽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하고자 한다면, 말리고 싶다. 이 책은 스베덴보리의 책이 아니라, 스베덴보리의 주장을 스베덴보리연구회에서 임의(?)로 옮기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스베벤보리의 책을 읽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내용을 떠나서 이런 사소한 것들에서 의심이 생기면, 곤란하다. 책의 가치 전체를 떨어트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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