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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풍선의 이야기

2012년 5월 26일 오전 09:16

by seetop 2012. 5. 26.

어제 대구에 다녀왔다. 어머니를 모셔놓은 통천사 납골당은 그리 춥지 않았다. 작년 늦겨울에 어머니를 모실 때에는 얼마나 추웠는지 눈물도 나지 않았는데, 어제는 늦은 봄이어서 그랬는지 포근하게 느껴져 이제는 춥지 않으시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활칵 쏟아져 내렸다.
어머니가 갑자기 보고싶어졌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를 모셔놓은 가로세로 한자 크기의 네모 난 문에 붙여 놓은 가족사진에 묻은 먼지를 쓸어내리면 복받쳐 오는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아내는 "새드"해졌다고 한다. 내는 힘들어지면 어머니가 보고싶어진다. 다름사람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겠지만, 힘들면 어머니가 보고싶어진다. 살아생전에 당신에게 기쁨을 많이 드리지 못한 회한이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엄마인 것이다. 엄마 앞에서는 재롱을 피우고 싶고,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도시에서의 삶은 한치 앞도 가늠하지 못하는 치열함이 있다. 매일 매일의 치열함을 견디다 견디다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엄마 앞에서 어리광을 피우고 싶어진다. 그런 어머니가 이제는 말없이 사진으로만 내게 웃음을 보내주신다.
어제 화창한 오후에 따사로운 늦은 봄날에 엄청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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