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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다르면 다를수록

by seetop 2019. 6. 8.


2019_10  다르면 다를수록  / 최재천 저 / 아르테 / 2017년 11월 17일 / 2019.06.08


   요즘은 마음이 불편한지 책 읽는 것도 쉽지 않다. 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들이 분명히 많이 있었는데, 막상 책을 고르려하니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얼마간은 회사에서 거의 의무적으로 읽기를 강권하는 책 위주로 읽었다. 그 책들을 기한내에 읽으려 하다보니 평소에 읽고 싶었던 또는 좋아하는,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을 수 없었다. 몇번 도전을 했으나 진도를 뺄 수 없어서 4분의 1정도만 읽고 도서관에 반납한 책이 몇 권 된다.

   요즘도 수첩에는 읽고 싶은 책 또는 다른 책에서 언급한 관심있는 책들을 적는 습관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 두어달 사이에 벌써 두페이지 이상의 목록이 생겨났다. 한 때 친구에게 내 취미는 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책을 사는거라도 말했던 젃이 있다. 요즘에는 책 값이 비싸서 월에 한두 권 사는 것도 부담이되어 도서관 책을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도서관 책은 "내 책"이 아니어서 그런지 읽어도 나중에 별로 기억이 남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내가 산 책들은 책꽂이에 항상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가끔씩 제목이라도 보면서 "이런 내용이 있었지"하며 되새기는 데 반해 빌려온 책은 읽고 나서 반납을 하기 때문에 곧 잊혀지는 것 같다.


   이런 장황한 이야기를 풀어 쓰는 까닭은, 이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온 것인데, 읽을 때는 분명 재미 있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기도 전에 그 내용들이 생각나지 않는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사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기 때문이 아니라, 일상을 소재로 생각나는 것들(?)을 적은 수필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제가 없고, 이런 저런 이야기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생태학자다. 동식물들의 생활(?)을 관찰하면서 알게된 그들의 습성을 우리 인간 사회 또는 우리나라 사회와 견주어 서술하고 있다. 몇몇 그의 글에서 인간이 스스로를 영장류라고 부르는 게 매우 오만하다는 걸 느꼈다. DNA 숫자로 치자면 초파리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유전적 진화는 문화적 사회적 진화에 비하여 터무니 없이 느려서 그 본능이나 습성이 구석기나 신석기 시대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첨단의 기술 문명속에서 석기 시대의 사고 능력으로 살아가려니 얼마나 힘들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뉴욕에 갑자기 나타난 부시맨의 처지와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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