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산행을 하는 건 준비할 게 여간 많지 않다. 방한을 위한 옷가지류와 따뜻한 간식 등을 준비해야 한다. 보온이 되는 속옷과 바람을 막아주는 겉옷, 빵모자, 장갑, 발열도시락, 뜨거운 커피를 담은 보온병, 일찍 해지는 걸 감안한 랜턴 등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눈길을 대비하여 아이젠과 각반(스패츠)도 챙겨야 하고, 가장 중요한 동료를 구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누군가는 나를 위해 119에 신고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면 겨울 산행의 최적 시점은 이미 지나간 듯하다.
올해 첫 산행은 가볍게 시작하는 의미로 집 근처 신어산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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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6 주차장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주차장은 예전과 바뀐 게 없는 것 같은데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길은 뭔가 설명할 수 없지만 바뀐 게 있는 듯하다. 신어산은 여러 번 와봤고, 산악자전거 대회에도 참가했던 나름 친숙한 산이다.
10:54 갈림길
이번에는 천진암 방향으로 가보기로 한다. 몇 번은 김해대학교 코스로 올라가서 은하사로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로 가자.
11:10 천진암 계단길
은하사 뒷 문까지는 아스팔트가, 그 이후에는 시멘트 포장길이 있어 차량으로 올 수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오로지 육체의 힘으로만 올라야 한다. 벌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천진암 바로 아래에는 가족 세명이 쉬고 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에게 거의 다 왔다면 조금만 더 가자고 아빠와 엄마가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다 와간다며 격려의 응원을 보내고 능선으로 올라선다.
11:35 헬기장
헬기장 구석구석엔 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신어산 정상까지는 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고, 그 너머로 낙동가 하구가 희미하게 보인다.
11:52 삼거리 쉼터
영구암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삼거리에는 쉴 수 있는 벤치가 여럿 있다.
11:57 신어산 정상
정상석은 소박하게 검은 비석으로 세워졌다. 그러나 그 앞에 누군가의 공덕을 비는 마음이 지나쳤는지 돌무지가 정상석을 가리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하다. 잠시 쉬면서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하고 주변 경관을 둘러본 후 내려선다.
12:11 철쭉(영산홍) 군락지
정상에서 내려서면 바로 철쭉 군락지가 있다. 습지인데도 지금은 먼지가 폴폴 날린다. 겨울이라 건조해서 그런 거 같다. 예전에 이곳에 불이 나서 습기자 훼손되었는데, 지방 은행이 김해시와 협력하여 인공을 영산홍을 심어 군락지를 만들었다. 봄이 되면 철쭉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나름 지역의 유명한 핫 스폿이 되었다. 군락지를 지난 계단으로 내려선다.
12:52
동림사 방향으로 이정표가 알려주는 대로 작은 계곡으로 내려서 걷다 보면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짐을 챙겨 오늘의 짧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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