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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당신이 살았던 날들

by seetop 2022. 2. 18.

2022_10 당신이 살았던 날들 : 죽음 뒤에도 반드시 살아남는 것들에 관하여 / 델핀 오르빌뢰르 / 김두리 역 / 북하우스  / 2022년 01월 28일 / 2022.2.17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태인이 느끼는 죽음과 삶에 대한 에세이라고 말하면 그가 하고 싶지만 못다 한 이야기에 대한 지나친 단순화일까? 어쨌든 처음부터 끝까지 죽은 사람이 해주는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드문 여성 랍비다. 유태인들은 무엇이든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니겠지만, 죽음에 관해서는 다른 보통의 사람과는 다소 다른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의 종교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현시대에는 장례식장을 고르고, 장례를 치른다. 장례식장에서는 종교에 따라 기도를 한다. 특별한 종교가 없으면 유교적 예법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제를 올린다. 보통은 3일장을 치르는데, 세 번째 날 아침 일찍 출상한다. 요즘은 화장의 빈도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묘지에 묻히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화장을 하면 유골을 납골당에 모실 때,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특별한 뭔가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나도 부모님을 납골당에 모실 때 함에 유골함을 넣어놓고는 그냥 잠시 목례만 했던 것 같다. 묘지에 모실 때에는 지인들이 관을 운구하여 하관 하고, 흙을 덮고 뙤를 씌울 때까지는 묘를 파고 덮는 일을 업을 삼는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같다. 절을 하라면 절을 하고, 술을 내라 하면 술을 붓고..... 그리고 절을 하고 제를 올리면 장례의 절차는 끝난다. 유태인들은 장례를 집도할 랍비를 먼저 찾는다. 그리고 그 랍비에게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묘지에서 시신을 땅에 내리고 묻을 때 랍비가 기도와 비슷한 행위를 한다. 고인의 영광과 추억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죽어서 그의 이야기를 남은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함으로써 죽지 않고 남은 사람 곁에 머문다. 그렇게 남아서 그가 살았던 날들에 대해서 흔적을 남기고 추억을 남기고 영광을 남긴다. 

  저자는 장례기간동안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주변 사람에게서 전해 듣고,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이야기를 기도처럼 남은 사람에게 다시 들려준다.

  책 한 권으로는 몰랐던 문화에 대해서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논꼽만큼의 아는 폭이 넓어졌으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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