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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_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by seetop 2022. 4. 12.

2022_12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_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일반판) / 루시스 캐럴 글 / 살바도르 달리 그림 /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0314/ 2022.04.11

 

누군가 말했다. 고전은 읽는 나이에 따라 다가오는 게 다르다고.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조금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을 때마다 다가오는 게 다른 이유는 책을 읽을 당시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같은 제목의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 찾아보았더니 벌써 10년이 훨씬 지났다. 집에 있는 책꽂이에 벽돌처럼 자리하고 있는 그 책은 이 책의 서문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마틴 가드너의 주석이 담고 있다. 주석이 원문보다 긴 책이다. 각 이슈가 발생한 장면마다 주석을 달고 있는데, 책이 저술되는 사회 경제적 상황을 설명하면서 왜 그런 단어를, 그런 장면을 연출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별도의 주석은 없다. 다만 특이하게 머리말이 두 사람에 의해서 각각 작성되어 두 편이 실려있고, 주로 살바도르 달리가 이 책의 삽화로 그린 그림에 대해서 혹은 살바도르가 이 책의 삽화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 등을 길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유명한 예술가에 대한 고정관념(?)도 바뀌는 계기가 될 듯하다. 유명한 화가 중 내가 살았던 시절과 동시대에 활동한 사람 중에 살바도르 달리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그림 중 유명한 줄넘기 하는 여인(내가 붙인 이름)이 마치 저자의 사인처럼 그의 그림 곳곳에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작은 성과라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솔직하게 말해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냥 어린 아이의 낮잠에 등장한 꿈 이야기라고 단순화시키면 큰 의미가 없는, 앨리스와 같은 또래의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라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유명한 학자들이 주석을 붙이고, 유명한 화가들이 저작권자와 협업하여 삽화를 넣은 특별판을 만드는 게 계속 반복되는 걸 보면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다음에 한 번 더 읽으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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