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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광고천재 이제석

by seetop 2015. 2. 20.

2015_05 광고천재 이제석 : 한국이 버린 광고천재, 슈퍼 을이 되어 돌아오다 / 이제석 저 / 학고재 / 2014년 08월 30일 / 2015.02.20

 

명절이 되면 차례를 지내기 위해 형님 집에 가는데, 거의 매번 형님 책꽂이에서 책 한권을 가져온다. 형도 그렇고 형수도 그렇고, 책을 읽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형은 범주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책을 읽는 것 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문화, 역사에 대한 것들이 많다. 형수는 학교다닐 때 영어를 전공해서 그런지, 아직도 영어로 된 소설을 자주 사 읽는 것 같다. 형도 영어로 된 소설을 꽤 즐겨 읽는다.

 

나는 이런 저런 핑계로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책보다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보는 것 보다는 등산이나 조깅을 더 좋아 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책 읽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아침 5시 반에 출근한다고 집을 나서서 밤 9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 씻고, 자기 바쁘다. 그래서 이런 명절이나 연휴가 되면 괜시리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기도 한다. 연휴가 되면, 산에도 가야하고, 미뤄두었던 책도 읽어야 하고, 아내랑 같이 영화도 봐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하고...... 연휴가 되면 생각만 바빠진다.

 

서론이 길었다. 이 책은 광고작가 이제석이 쓴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공익광고를 하는 쪽으로 나중에 방향이 바뀌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쩌면 겉모양이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현대사회를 살짝 비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실력이 있고, 대중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 광고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광고는 각각이 부담해야 할 책임이 너무도 클 것이다.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대부분의 상업광고는,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어진다고. 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대로 만들 광고 같은면, 그 광고에는 무슨 창작성이 들어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고객(광고주)를 만족시키기 위해 10시간동안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느라고, 정작 광고를 만드는데에는 1시간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고.....바꿔 말해서, 1시간동안 노력한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서, 보여주는 방법을 다듬고 연습하는데 10시간을 쓴다고....그리고 그 모든 시간에 사용된 모든 비용들이 광고 비용으로 청구된다고...

 

우리네 사회도 비슷한 면이 없잖아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갖춰야 하는 스펙을 보면, 프리젠테이션 능력이란게 있는데, 소위 자기를 포장하는 기술이다. 자기자신의 실력을 드높이려 노력해야할 시간에 자기를 포장하는 기술만 배우겠다는 게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이 아닐까?

 

기성세대 또한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보고"와 "결재"라는 게 있는데, 어떤일을 하고자 할 때는 "보고"를 통해서 "결재"를 받게 된다. 그러니 "보고"를 잘해야 일을 추진할 수 있는데, 회사는 점점 더 "보고서"를 꾸미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조직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추진하고자 하는 일의 성격과 비용, 기간 등 일텐데, 그런건 온데간데 없고, 예쁘게 포장하여 진실을 가린 보고서가 많다. 조직이 비대할 수록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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