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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월든

by seetop 2016. 12. 24.

2016_33_월든 /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 강승영 역 / 은행나무 / 원제 : Walden  / 2011년08월22일 / 2016.12.22 


책 뒷표지에 법정 스님이 사랑한 최고 번역의 《월든》이라고 소개하면서 덧붙여 다른 사람들의 평을 같이 실었다. 그들은 로버트 프로스트, 마하트마 간디, 예이츠, 데일 카네기, ……..


뭐라고 해야 할까….. 좋은 책은 읽기 어렵다는 공식이 맞아 떨어지는 책이라고 해야 할까? 많은 서평에서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고, 혼란한 이 시대에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배울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심지어 환경보호주의자라는 주장까지 하며 추천하는 이 책은 사실 매우 따분하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한가한 일요일 오후에는 읽기에 매우 적당한 책이다. 그렇지만 새벽 별 보며 출근했다가,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입씨름하고 지친 몸으로 저녁 달 보며 집에 와서 짧은 시간 내에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TV도 봐야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요일이면 또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마트에도 가야하고 가끔은 드라이브도 가야 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듯하다. 어쩌면 이 책을 차근차근 행간의 의미까지 곰 씹어 가면서 읽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매우 경지가 높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책에 대해서 혹평을 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여유를 가지고 읽지 못했기에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였음을 변명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저자인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몇 년을 거기서 살았는데, 거기에 목적이 있다면, 그것을 현대적으로 해석을 굳이 한다면 그것은 요샛말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쯤 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인공적인 것을 찾지 않아도 되고, 욕심 없이 소박한 삶을 즐길 수 있고, 욕심 없이 소박한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옛날말로 한량처럼 지낼 수 있다는 뜻이고….. 요새처럼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야만 하는 도시인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고, 그래서 그 도시인들이 꿈꾸는 목가적인 삶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 시대에 소로우처럼 살아갈 수만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은 기분을 비록 틈틈이 읽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짧고 짧은 시간에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어느 종편에선가 자연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비록 비위생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욕심 없이 숲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부대끼면서 지친 나에게는 얼마간 부럽기도 하였다


내가 읽은 책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없으면 그 순간의 말초적인 감정만 한 줄 적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조금 더 시간이 있으면 그 책을 사거나 읽게 된 배경에서부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나의 의견을 담기도 하고, 또 더 많은 시간이 있다면 책의 내용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나의 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적는 경우가 있다. 문제의 요지는 얼만큼 여유 있는, 다시 말해 한가한 시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글의 내용과 수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여유가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돈이 많이 있다면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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