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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낙동정맥

낙동정맥 제 1구간 (피재→느릅령)

by seetop 2006. 4. 10.

 

 

산행일자 : 2004.07.25(일)

    씨 : 맑은 후 오후에 안개

산행거리 : 약 9.5km(정맥구간 6.5km)

산행시간 : 6시간26분(정맥구간 보행 시간 : 3시간09분)         

산 행 자 : 조용기(기록), 김현우

 

구간별 거리 및 소요시간

 

1.1km      1.3km      4.1km     6.5km

  재 ⇒ 작은피재 ⇒ 대박등 ⇒  느릅령

〓〓  A   〓〓   A       A  -----

35번국도  35번국도       임도

 

피재 → 1145(38분) → 피재(23분) → 작은피재(13분) → 대박등(41분) → 예낭골(1시간) → 느릅령(1시간13분)

 

2004.07.24(토)

 

22:04

울산역 도착.

첫구간의 시작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긴장되어 일부러 일찍 역에 도착 했다. 열차 시간까지는 아직 한시간 반이나 남았다. 음료수 자판기에서 500cc 물 한 병을 꺼내 마시며 긴장을 늦춘다. 대합실에는 사람들이 없다. 그러나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대합실 한쪽 구석에 마련해둔 도서열람실(?)에는 시원한 에어컨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다. 다만 그들은 책을 보는 게 아니라 지직 거리는 TV를 보고 있다는 게 무언가 모순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도 같이 보고 있자니 화질이 좋지 않아서 대합실로 나온다. 대합실에도 TV가 있으나 아무도 보는 이 없이 TV혼자 독백을 하듯이 떠들어 대고 있다. 아무도 없기에 내가 좋아하는 프로를 하는 채널로 바꾸고 앞 좌석에 다리를 걸치고 비스듬히 누워 TV 삼매경으로 빠져든다.

 

22:40

TV를 한창 시청하고 있는데, 누가 내 옆에다 가방을 내려 놓는다. 현우가 도착했다. 부산에서 여기가지 오려면 번거로웠을 현우도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필름과 물 한 병을 사서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사람들이 아까 보다 많아졌다. 아마도 서울에서 오는 새마을호 열차가 도착하는 시간이 가까워진 것 같다. 택시도 많아졌고… 등산용 가방을 맨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열차를 타고 갈 것이다. 그들은 소백산으로 갈 수도 있고, 태백산으로 갈 수도 있다. 아니면 삼척으로 또는 강릉으로 어쩌면 치악산으로 갈 지도 모른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광장은 활력이 있어 좋아 보인다.

우리는 사람들이 좀 적은 곳에 가 앉아 자판기에서 뽑아 든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차례 많은 사람들이 역 건물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에 대합실로 들어선다.

 

23:15

대합실에도 사람들이 많다. 개찰을 알리는 전광판에 우리가 타야 하는 열차의 번호와 시간표가 불 들어온다. 사람들 사이로 개찰구를 지나 터널을 통과하여 지상으로 올라온다. 울산역의 구조는 그렇게 되어있다. 플랫폼이 말하자면 2층에 있는 셈이었다. 플랫폼에도 일군의 산행 하기 위한 복장을 한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가 타려고 하는 열차는 영주를 거쳐서 청량리로 가는 열차다. 통리로 가야 하는 우리는 영주에서 갈아타야 한다.

 

23:28

영주행(청량리) 무궁화 열차가 도착하여 탑승하고, 자리를 확인하여 앉자마자 열차는 움직인다. 이제부터 여행의 시작이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설렌다.  

경주에서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일단의 산행꾼들이 왁자지껄 올라탄다. 그들은 적어도 15명은 되어 보인다. 

그들은 소백산에 가는 듯 영주에서 내렸다.

현우와 나는 지도를 꺼내 이런 저런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스르르 잠이 든다.

 

2004.07.25(일)

02:50

열차는 영주에서 우리를 내려놓고 청량리로 계속 올라 간다. 청량리발 강릉행 열차를 기다리며 우동 한 그릇으로 현우와 나누어 먹는다. 맛이 형편 없다. 이에 비하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우동은 아주 탁월한 맛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경쟁 대 비경쟁의 차이일 것이다. 고속도로에서는 휴게소의 우동맛이 휴게소의 매출을 좌지우지 한다. 그러니 주변의 휴게소와 경쟁관계를 갖게 되고, 휴게소 마다 특성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기차여행에 있어서는 소비자가 선택할 여지는 전혀 없다. 영주나 동대구 같은 역에서 1분에서 3분 정도 정차 가능한 역에서만 우동 맛을 볼 수 있고, 그건 오로지 철도를 관리하는 철도청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니 그런 곳의 우동은 독점적이 지위를 누리게 되고, 소비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품질은 형편없이 나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동 한 그릇에도 시장경제의 원리를 읽을 수 있다.  

울산에서 같이 탄 산행꾼들 중 일부는 우리와 같이 차를 바꾸어 타기 위해 플랫폼에 남아있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열차가 강릉행이므로 짐이 많은 사람들은 설악산으로 갈 것 같다. 그리고 일부는 우리와 같이 통리에서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우리와 같은 이유로 여행을 하는 것은 아닐까?

 

03:20

드리어 강릉행 무궁화 열차가 도착하고, 우리는 열차 타는 것에 익숙한 것처럼 탑승한다. 자리를 확인하기가 무섭게 우리는 다시 선잠을 청하고, 기차는 느릿느릿 움직여 간다.

 

05:17

밖은 조금씩 밝아 온다.

열차가 곧 통리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우리는 주섬주섬 배낭을 챙긴다. 통리역은 우리동네 비디오대여점보다 작은 것 같다. 역 구내는 금방 내린 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리고, 그들 사이를 빠져 나온다. 역 앞에는 택시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05:25

첫번째 택시 기사가 우리와 같이 내린 등산객들과 흥정을 하다가 다시 차에 오르기에 우리는 흥정이 깨졌나 해서 무심결에 차에 오르고 “태백”으로 갑시다 한다. 그랬더니 기사가 아까 그분하고 일행이 아니냐고 해서 아니라고 하니 이 차는 예약 받은 차라고 하며 다른 택시에 승차하라고 한다. 예약손님을 태워야 한다니 어쩔 수 없이 내려 뒤에 있는 차를 두드리니 역시 예약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게 뒤로 몇 번을 물러나서 개인택시에 승차한다. 택시 기사분 말씀이 일부 젊은 분이 운전하는 택시는 장거리(정선, 태백산 등) 가기 위해서 예약되어 있다고 일부러 거짓말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 오는 손님들은 주로 태백산으로 가고, 부산에서 오는 사람들은 주로 정선으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은 모범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손님을 태운다고 너스레를 떤다. 우리는 일단 태백(황지) 시내의 아침 식사 가능한 곳으로 가자고 주문한다. 기사분 말씀이, 24시간 식사 가능 한 곳이 태백에는 많이 있다고 하며 우리더러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온다. 피재로 간다고 하니 백두대간을 가느냐고 해서 백두대간이 아니고 낙동정맥을 간다고 한다. 낙동정맥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현우가 피재에서 부산까지 이어진 산맥이라고 설명해준다.

 

05:46

택시에서 내려 사방을 둘러보니 이 새벽에 문을 연 식당이 과연 몇 개 보인다.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황지연못』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 가운데에 위치한 황지연못은 물이 들어오는 것도 없어 보이는데 많은 물을 펑펑 밀어내고 있다. 연못의 복판은 수심이 얼마나 깊은지 시퍼렇게 보인다.  

낙동강 발원지 비석 앞에서 사진 한판 찍고, 다시 식당을 고르러 이동한다. 몇몇 식당에는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인다. 저들은 이 시간까지 술을 마시려면 밤을 새우지 않았을까?

 

05:50

우리가 밥 먹은 식당은 아침 6시까지 영업하는 곳으로, 하마터면 그 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할뻔 했다. 식사 후에 신발을 샌달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고, 근처 편의점에 가서 물과 음료를 산다.

 

06:36

물과 음료수를 배낭에 챙겨 넣고 거리로 나서니 지나가는 택시가 한 둘이 아니다. 이곳 태백에는 택시가 많다. 택시를 타고 피재(삼수령)으로 출발한다. 또다시 택시 기사에게 낙동정맥을 가기 위한 길이란 것을 설명한다. 백두대간을 다니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모양이다.

 

06:45

드디어 【삼수령】에 도착하다. 백두대간 종주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갈림길에 걸려있고,  길 건너에는 철망으로 입산을 막은 게 보인다. 아마도 저기가 분수령 목장인가 보다. 저쪽 위에 태백시 관광안내도가 있어 현재의 위치를 가늠한다. 그런데 삼수령 비석이 보이지 않는다. 둘러보니 매점이 하나 있어 삼수령 비석이 어디에 있는가 물어본다. 비석은 가게 바로 앞에 있는 【피재】임을 알리는 도로 표지판 뒤에 있다. 비석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 현우와 함께 매봉산 천의봉에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일단 낙동정맥이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다는 1145봉을 찾아 보기로 했다. 지도에는 천의봉 아래 몇 백m지점에 있고, 좌우로 고랭지 채소밭을 끼고 있다.

 

06:59

분수령 목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분기점을 찾아서 출발한다. 길은 포장이 잘 되어있다. 가는 길에는 사륜 세렉스가 유난히 많이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오르막길에는 세렉스 만한 트럭이 또 있으랴… 날씨는 맑고, 약간 덥다. 올라 가다가 썬크림을 바르고, 옷을 다시 추려 입는다.

 

07:37

【천의봉】으로 짐작되는 산을 조금 앞에 둔 고랭지 채소밭은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아름다운 풍광으로 시야에 가득 찬다. 놓칠세라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지도를 펼쳐 드니 분기점 【1145봉우리】는 왼쪽 채소밭 한 가운데 있는 듯하다. 아마 저기쯤 될 거야 라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 온다. 내려오며 그래도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기고자 첫번째 리본을 채소밭 입구 근처에 하나 묶어놓고 내려온다.

 

08:00

다시 【피재】 도착. 

철망에 리본을 매고 본격적인 구간 종주를 기원한다.  

 

08:05

삼수령 비석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작은 피재를 찾아서 출발한다.

 

08:13

35번 국도를 따라 내려와 수자원 공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급경사 교통표지판이 있고, 그 옆에 출입금지 바리케이트가 있다. 선답자의 종주기에 나온 여기가 【작은 피재】. 바리케이트를 넘어 임도로 접어든다.

 

08:28

오른쪽으로는 초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왜 나무가 없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며 임도를 따라 계속 가다 보니 깊은 숲이 있는 길 왼편으로 리본이 몇 개 달려있고, 리본 뒤로는 아주 희미한 숲길이 보인다. 여기가 【대박등 갈림길】임을 짐작하고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지도를 점검하고, 리본을 점검한다.

 

08:36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숲길로 진입한다. 대박등으로 오르는 길은 왼편으로는 가파른 낭떠러지가 이어져 야간 산행은 위험할 것 같다. 잡목이 우거져 사람이 다닌 길인지 짐승이 다닌 길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08:54

밋밋한 언덕에 많은 리본이 우리를 맞는다. 삼각점이 있는 여기가 【대박등】이라 짐작한다. 리본을 달고 내려간다.

 

09:04

조금 걸어가니 숲길에서 지도에 없는 임도로 접어든다. 모든 임도가 다 지도에 표시되는 건 아니다. 임도를 따라 걷다 보니 송전탑이 보인다. 【No118송전탑】임을 확힌한다. 이 임도는 아마도 송전탑을 설치하기 위하여 일부러 길을 낸 듯 하다.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한다.

 

09:14

휴식 후에 선답자의 산행기에 나오는 두번째 철탑을 찾아서 임도를 따라 이동한다. 멀리 철탑이 보인다. 5분도 되지 않아서 두 번째 철탑까지 왔으나, 철탑으로 진입하는 길도 없고, 사방을 둘러 보아도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09:37

철탑 근처를 계속 맴돌다 지도를 몇 번씩 확인을 하고서 선답자의 산행기를 확인한 결과 우리는 "길을 잃었음"을 인정한다. 무덤 3기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임도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며 화장품 원료를 채취했다는 광산에도 가보고 하기를 몇 차례 반복한다. 결국 무덤 3기를 찾았으나 등산로를 찾지 못해서 다시 지도를 보고, 나침반을 올려 놓고……임도 끄트머리에 있는 광산을 지나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임도 끝까지 가보기도 하고, 아래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내려 가 보기도 하기를 또다시 몇 번 한다. 

대략 두시간 정도를 그 자리에서 맴 돌다 다시 무덤 3기 앞에서 보일 듯 말듯한 빨간색 리본을 하나 발견한다.  

산행길을 되돌아 가면서 정리를 하니, 철탑이 있는 임도를 따라 올라 오면면 왼편에 리본이 무수히 있는데, 거기를 무심코 지나간 것이 화근 이었다. 거기가 무덤 3기로 들어가는, 능선을 따르는 길이었는데 우리는 그 길을 놓쳤고, 지니고 간 두 팀의 선답자 산행 일지에서, 한 팀은 무덤3기가 길 왼쪽에 있다고 하였고, 다른 한 팀은 길 오른쪽에 있다고 하여 우리가 헷갈렸다. 게다가 우리는 두 번째 철탑에 너무 집착했다. 아마도 길 왼쪽에 있다고 한팀은 우리처럼 조금 헤맨 것으로 짐작된다. 

무덤을 찾아놓고서 능선길을 찾지 못한 것은 리본이 없어서 그런데, 아마도 무덤 주인이 미신적인 이유로 제거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첫번째 철탑(No 118)이 있는 임도를 따라 오다가 길 왼편의 리본을 따라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능선이 이어진다. 조금 내려오면 오른편으로 【무덤 3기】가 보이는데, 여기서 무덤을 등 뒤로 하고 바로 왼쪽으로 꺽어야 길을 찾을 수 있다. 즉, 무덤을 삼각형의 각각 꼭지점으로 한다면 내가 서있는 곳을 밑변으로 하여 밑변 중간 쯤에 능선 가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11:18

결국 두시간의 방황 끝에 무덤을 뒤로 하고 능선길을 따라 오른다. 왼편에는 철탑길이, 오른편에는 포장된 임도가 있는 중간으로 오른다. 산행기에는 이 길을 삼척시 경계주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11:48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여러 번 거쳐 가는 동안 좌우로 참호가 보인다. 아마도 이지역 군인들의 훈련장소였던 모양이다. 아래로 내려오면서 무덤2기를 발견한다. 묘비에는 여기가 【안동권씨】의 부부가 나란히 누워있음을 알려준다. 

묘지 바로 밑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재가 나온다. 여기가 채석장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예낭골-서미촌재】인 것만은 틀림 없다. 임도를 건너 숲의 입구에서 휴식을 취한다. 두시간 동안 헤맨 후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그런지 허기와 피로가 느껴진다. 이온음료를 마시고, 현우가 가져온 연양갱을 먹는다.

 

11:52

약간의 휴식 후에 출발 한다.

조금 오르니 통리에서 넘어오는 두 사람을 만난다. 인사를 하고, 얼마만큼 더 가야 통리에 닿을 수 있는가 물었더니 그 사람들은 걷는 시간만 하면 1시간이면 된다고 하고, 1시간 반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1시간 반이면 14:20의 기차를 타는데 문제 없겠다고 생각하고 힘차게 전진 한다. 그런데 현우의 발걸음이 자꾸 늦어진다. 발바닥이 아프다고 한다.

 

12:42

No119-두번째 송전 철탑】은 첫번쩨 No118번 송전탑에 비하면 매우 작은 철탑이다. 두번째 철탑이 첫번째 철탑하고는 1시간 반 거리에 있는데 아까 두 번째 철탑을 찾겠다고  두시간 동안 헤맨 것을 생각하니 기가차다.

 

12:54

철탑을 지나 약 10분쯤에 삼각점에 도착한다. 지도상에 나타난【유령산-932.4】임을 삼각점 표시로 확인 한다. 그런데, 남은 거리를 보니 한시간에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아까 그 사람들 이야기라면 한 30분 거리만 남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니 유령산에서 통리역까지 한 팀은 50분 걸렸고, 다른 한 팀은 1시간 20분 걸렸다.  

빠른 걸음으로 가면 기차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은 어느새 구름으로 덮여지고 있다.

 

13:02

서둘러 출발하여 조금 가다 보니 임도 비슷한 곳에 전신주 2개가 나란히 있다. 임도라기 보다는 방화선 같다. 여기가 느릅령인가 하며 지나니 큰 임도가 나온다.  

【느릅령】은 임도가 있는 이곳이고, 【유령산령당】과 안내판이 나온다. 그리고 맞은편에 우보산이 비구름에 젖어들고 있다.

느릅령에서 현우와 나는 하늘을 보며 고민 한다. 첫번째는 열차시간 내에 통리역에 도착 할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두번째는 비가 올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일단 예매한 차를 놓치더라도 두시간 후에 다른 열차가 있으므로 진행하자고 합의를 본다.

임도를 건너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를 지나 우보산으로 들어 가는데, 안개가 스물스물 다가온다. 산속에는 안개가 점점 더 짙게 깔리고 있다. 시야는 대략 30m정도 밖에 확보되지 않는다.

비가 올지도 모르는 초행길을 시간에 쫓기면서 계속해서 간다는 건 너무도 위험한 일로 생각 되어 여기서 하산 하기로 결정한다. 게다가 우리는 무덤 3기 근처에서 두시간 동안 산속을 헤매어 너무나 지쳐있었다.

 

13:25

임도를 따라 국도를 내려오니 마침 버스 정류장이 있어 버스타고 통리역으로 가기로 한다.

버스 표지판에 적힌 이곳의 지명은 어랑골이다.  

태백시 홈페이지에는 매 15분 정도의 간격으로 시내버스가 있다고 하는데 도무지 지나가는 버스가 없다. 차를 얻어타기 위해 손을 흔들어도 4차선 국도길은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

 

13:40

행운인지 마침 빈 택시가 지나가기에 잡아 타고 통리역에 도착하니 1시40분이 되었다. 버스가 얼마나 자주 있느냐고 택시 기사분에게 물으니 버스 운행 시간이 형편 없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에만 버스가 다니고, 낮에는 어떤 경우에는 한 두시간 기다리는 게 예사라고 한다. 거기서 택시를 만나지 못했으면 하염없이 기다릴 뻔 했다.

 

14:10

역 화장실에서 손과 얼굴을 씻고 역전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나온다. 2차 산행에 대비해서 우보산에서 통리역 앞으로 내려오는 길을 확인하고자 역 근처를 둘러 보았으나 등산로로 보이는 길은 발견하지 못했다.

거리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산은 전체가 운무에 쌓여있다.

일찍 내려오기를 잘했다.

 

14:23

강릉에서 부전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다. 1차 산행은 길을 잃고 헤맨 기억을 갖고 마친다. 울산에서 통리까지 같이온 사람들은 갈 때 도 만났는데, 함월산악회 소속이고, 태백산에 다녀온다 한다.

영주에서는 어제 경주에서 탔던 사람들이 또 같은 칸에 탔다. 그리고 그들은 경주에서 내렸다.

 

19:33

울산에 도착. 짧지만 긴 여정을 저녁을 사먹으며 마친다.

 

길을 잃은 교훈은

1)      당황하지 말고 오던 길을 되 돌아 간다.

2)      나침반과 지도를 정치하여 다시 살핀다.

3)      선답자의 산행기를 몇 번이고 다시 냉정하게 다시 살펴본다.

 

2차 산행은 오늘 헤맨 두시간을 다시 통과 해야 하므로 계획 시간을 더 길게 잡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길을 잃었을 때 대비한 시간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금회 총 산행시간 = 06:26

 

정맥구간 = 03:09

 

금회 총 산행 거리 = 약9.5km + α

 

정맥구간거리 = 6.5km/6.5km/410.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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