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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아! 설악

2006.05.22(월) 창원-->비선대

by seetop 2006. 6. 15.

설악산

일자 : 2006.05.22 ~2006.05.26(4박5일)

산행 요약

비선대à마등령à오세암à수렴동à백담사à수렴동à봉정암à소청à중청à대청à끝청à한계령à오색

 

(한계령à오색 구간은 차량이동, 총 산행 거리: 약35.8km)

 

2006.05.22(월)

 

첫째날 : 창원-->비선대

 

05:33

지난 수요일부터 시작된 어지럼증이 오늘도 아침부터 불안하게 한다.

인터넷을 뒤져 알아본 결과는 빈혈 종류는 아니고, 귀에 결석이 만들어져서 그 결석이 림프관에 머물면서 세반고리관의 평형감각을 유지시켜주는 부분을 간섭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어지럼증으로 『이결증』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눈을 감았다 뜨던지. 앉았다 일어날 때, 특히 누웠다가 일어날 때 느껴지는 어지럼증은 마치 멀미를 하는 것처럼 불쾌했다. 그래도 유경험자의 글 중에 대략 1주일 정도 지나면서 증상이 없어졌다는 말에 희망을 가지며,

나도 1주일정도 지나면 증상이 없어지기를 기대한다.

 

06:20

세면을 하고 이른 아침을 챙겨먹은 후에 박차장에게 전화를 한다.

차를 태워달라고….

 

06:38

박차장은 길 건너 횡단보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늦었다. 월요일 아침의 출근길은 거의 전쟁의 피난 길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길이 많이 막힌다. 평소에는 6:20경에 집을 나서야 하는데, 현관문 앞에서 아내가 로션과 썬크림을 챙겨줄 테니 기다리라고 하는 바람에 몇분 더 늦어졌다. 게다가, 그 로션과 썬크림에 신경을 쓰는 바람에 중요한 등산용품인 지팡이를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버스에 오른 후에 알았다…. 2시간 이산의 산행에는 반드시 가지고 다녔던 지팡이인데, 어째 시작이 좀 불안하다. 그래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는 불안함을 곧 떨어내버렸다.

 

07:30

예정된 집결시간이지만, 아직 몇몇은 오지 않았다. 그들이 올 때까지 잠시 졸린 눈을 감는다.

 

08:10

부식거리를 먼저 버스에 다 싣고 탑승한다. 버스는 창고로 이동하여 우리는 다시 내려서 창고의 짐을 꺼내 버스에 옮겨 싣는다. 대형배낭 25개, 매트리스 25개, 침낭 25개, 휘발유 버너 6개, 코펠 6개, 가스버너 2개…. 그 중 휘발유 버너는 스무살 시절에 가장 갖고 싶었던 물품 중 한가지였다. 짐과 사람이 다 탑승한 것을 확인한 후에 버스는 출발한다.

 

08:50

버스는 마산 농수산물센터 근처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 먼 거리를 가야 하므로 많이 먹어두어야겠지. 잠시 창에 기대어 졸다가 눈을 뜨는데, 다시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불안해서 눈을 다시 꼭 감고 잠을 청한다. 버스가 다시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10:00

정확이 10시에 버스는 동명휴게소에 도착한다. 버스는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안동, 단양을 거쳐 원주에 도착하면 거기서 영동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강릉을 거쳐서 속초로 갈 것이다. 위성 TV에는 아침방송이 나온다. 식료품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10분간의 휴식이 끝나고 버스는 다시 출발한다.

 

12:30

안내원은 점심식사를 낙산에 도착해서 할 것이라고 한다. 낙산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먹고, 그 식당에서 짐을 정리해서 설악동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배고파오기 시작한다.

 

13:26

버스는 주문진 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주문진 톨게이트는 너무 조용해서 평화로워보이기까지 하다.

 

14:25

깜빡 조는 사이에 버스는 식당 앞에 정차한다.

식당에는 벌써 준비가 되어있어 찌개가 끓기 시작하고 있다. 평소 12시에 먹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늦은 점심이라 밥은 게 눈 감추듯이 없어진다.

식사를 마치고 해변을 관조한다. 철 이른 해변에는 기념품을 파는 행상 아주머니만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반겨준다. 소나무 숲에는 보호 철책이 드리워져 있다. 10여년 전에는 텐트를 설치했을 장소도 철책으로 보호되어 있다. 요즘은 야영장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취사하는 곳도 따로 마련되어 있고….

 

버스에서 짐을 내려 조별로 나누어 정리한다. 모두 아홉 끼니의 부식과 연료 및 취사 도구들. 그리고 개인별 간식과 함께 개인용 배낭과 침낭을 정리한다. 그러는 사이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날씨는 스산하게 변한다.

 

15:00

각자의 짐을 꾸려 버스에 승차하여 설악동을 향해 출발한다. 설악동 근처에 오니 비가 제법 내린다.

 

15:50

각자 1회용 비옷을 지급 받고 버스에서 내린다. 비가 장난이 아니다. 내일도 이러면 곤란한데…. 공원입구를 지키는 관리인은 이제 비가 그치고 있으니 좋은 산행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개는 중이라고….

비선대로 향하는 길은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비옷을 겹쳐 입고 하산하느라고 번잡하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서둘러 올라가는 걸음은 금방 더워진다.

 

17:00

비선대 대피소에 도착했다. 비는 갈수록 거세진다. 곧 그친다는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군대 막사를 연상시키는 나무침상에 배낭을 풀고 저녁준비를 한다. 그런데,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시키지 않았는데도 서로가 솔선하여 준비를 한다. 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삼겹살과 함께 저녁을 먹고 술 한잔 하면서 자기 소개의 시간을 가진다. 원래 사람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라 아직 그들 중 몇몇은 얼굴과 이름이 연결되지 못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 정리를 하는데 어떤 한 사람이 홀로 우의를 입고 비선대 대피소에 나타났다. 그는 산에 다닌 지 몇 해 되지는 않았는데, 한 두어달 산행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단다. 그래서 산에 온지 두어달 되어서 다시 몸이 근질근질해져서 월차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지금 막 도착하는 길이라고 한다. 산에 가면 산을 좋아하는 매니아가 있게 마련인가 보다.

 

20:30

대피소 불은 소등되어 잠을 청한다. 아직 술이 고픈 일부의 사람들이 술기운을 빌어 고성방가 한다. 잠을 청하여 몸을 돌려 누이니 다시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구토할 것만 같다.

 

첫째 날 산행거리 : 3km, 설악동 --> 비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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