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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아! 설악

2006.05.24(수) 수렴동->백담사->수렴동->봉정암->소청->중청

by seetop 2006. 6. 20.

2006.05.24(수)

 

07:50

피곤할텐데 모두 일찍 일어나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는 것처럼 6시 전에 일어나서 아침을 지어 먹는다. 이른 아침을 먹고 적당히 휴식을 취한 후, 짐을 수렴동 대피소 한곳에 모아놓고 빈 몸으로 물병 하나씩만 들고 백담사로 향한다. 안내원의 30분 정도 걸린다는 말에 현혹되어(?) 백담사를 구경하고 오기로 한 것이다.

 

09:05

그러나 백담사는 멀리 있었다. 30분이 아니라 1시간동안 물을 수 차례 건너서 도달했다. 때마침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인하여 백담사는 시끌벅적하다.

만해관에 들러 한용운 선생의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고, 경내를 돌아본다. 전두환 대통령의 칩거 이후에 관광지가 되어버린 절이다. 예전에는, 내가 대학 다닐 적인 20여년 전에는 백담사에 갈려면 3박 4일의 군장(?)을 차려야만 엄두를 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관광버스가 절 입구까지 오니, 이것이 관광지인지, 수량도장인지 알 수 없다.

 

09:40

백담사 경내 관광(?)을 마치고 다시 수렴동으로 향한다.

 

10:57

수렴동에 도착.

 

11:10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가야 할 곳은 봉정암을 거쳐 중청대피소.

계곡을 따라 한참을 간다.

 

11:45

길 섶에 잠시 휴식을 취한다. 부부로 보이는 중년의 남녀가 똑 같은 옷을 입고 지나간다. 저사람들은 평일 뭐해먹고 살길래.

 

11:55

10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산행 시작. 10여분 걸은 후에 점심식사를 위해 정지한다.

 

13:15

계곡의 물을 받아서 밥을 하고, 카레에 비벼먹는 것으로 점심을 채운 후 주변을 정리한 후에 출발 한다.

 

13:42

계단을 오르는데, 중간에 쉼터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하니 안내원이 여기가 쌍폭이라고 한다. 쌍폭에서 기념사진 몇 장 찍고 출발

 

14:18

굉장히 가파른 꼴짜기에서 휴식을 취한다. 제대로 가기나 하는 것인지.

고무신 신고 앞서 가시던 노 보살님께서 먼저 휴식을 마치고 올라 가신다.

 

14:30

바람이 차가워 땀이 식는다. 다시 짐을 메고 일어나 네발로 기어서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 등성에 오르니 멀리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있는 봉정암.

설악산의 절은 왜 한결같이 고개넘어 숨어 있을까?

 

14:50

봉정암에는 커피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신도들을 위해 커피자판기를 운영(?)하는데, 자판기 옆에 신도들이 이용할 수 있게 동전을 가득 담은 바구니가 있다. 숨을 고르고 있자니 안내원이 사리탑에 가보자고 한다. 사리탑은 1000년이 넘었다고 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 중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사리를 모신 탑이라고 한다. 한참을 올라간 탑이 있는 장소에는 염불을 외는 보살님들이 탑 주변에 가득 모여 머리를 조아리며 절을 하고 있다. 탑 뒤쪽 언덕에 오르니 설악의 절경이 가히 장관이라 할 만하다. 삐죽삐죽 솟은 바위와 그사이로 숨은 구름들. 그리고 연초록으로 물들인 바탕색…….

 

15:40

중청 대피소를 향해 출발한다.

봉정암에 오시는 불도들의 숙소 뒤를 지나 소청을 거쳐 중청으로 가야한다.

 

16:11

겨우 30여분만에 도착한 소청대피소 이지만, 너무나 가파르고 힘들었다. 설악을 오를 때는 !악!거리며 걷는다는 말이 오늘도 실감 난다. 그렇게 가파르긴 하지만 어제의 마등령이나 오늘의 봉정암 고개길 보다는 그래도 쉬웠다.

소청대피소에서 여장을 잠시 풀고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속초 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번씩 찍는다. 저기가 천불동이고, 저기가 마등이고, 저기가. 예전에 몇 번 와본 사람들은 감회가 새롭다는 듯이 지리를 일러준다. 그래도 제일 화제거리는 울산바위다. 금강산에서 만물상 뽐내기 대회가 열렸는데, 울산바위가 금강산으로 가다가 설악의 풍광이 하도 좋아서 금강산인줄 알고 눌러 앉았다는 이야기와 그래서 금강산에는 울산바위가 앉아야 할 자리가 비어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들.

 

16:36

휴식을 마치고 중청 대피소로 출발한다. 조금을 오르니 레이다 기지가 있는 중청이 보인다.

사람들은 서둘러 가버리고 혼자 고즈넉히 걷는다. 길은 중청을 향해 오르다 중턱에서 왼쪽으로 돌아 간다. 왼쪽 모퉁이로 돌아가니 멀리 대청이 보이고, 길 왼편으로는 수려한 설악의 기암괴석이 솟은 봉우리들이 또 한눈에 들어온다.

 

17:00

드디어 중청에 대피소에 도착한다. 바람은 거세고. 산등성이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대피소 앞마당에 설치된 청마루에서 저녁을 짓는다. 중청대피소는 비선대와 수렴동에 비하면 거의 호텔급이라 할만하다. 개축한지 얼마 안된다고 한다. 91년도에 왔을 때는 거의 반지하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중청대피소가 아니라 설악 대피소였는지 헷갈린다. 수렴동 대피소가 낡고 서글펐지만 그래도 작은 공간에 적은 인원이 있어서 조용한 반면 중청대피소는 무려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이라 밤 늦게까지 오가는 사람들로 부산스럽다.

 

셋째 날 산행거리 : 17km, 누적산행거리 : 26.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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