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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아! 설악

2006.05.25(목) 대청->끝청->한계령

by seetop 2006. 6. 21.

2006.05.25(목)

 

03:40

대청에서 일출을 보기 위하여 새벽에 일어나서 배낭과 침낭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그냥 혼자 대청을 향해 움직인다. 대청으로 향하는 능선은 바람이 매우 세다. 겨울에는 바람이 너무 세어서 눈을 뜨는 것 조차 힘들다고 한다.

 

04:42

대청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바람을 피하며 해돋이를 기다리고 있다.

 

05:08

드디어 빨간 해가 솟는다. 올해만 두번째로 보는 해돋이다. 한번은 1월1일 지리산에서. 그리고 오늘 여기서. 산을 다니고, 캠핑을 다니던 학창시절부터 작년까지 해돋이를 한번도 보지 못했는데, 올해만 두번째다. 내 남은 인생도 해돋이처럼 예쁘고 활짝 피어나면 좋겠다.

 

05:20

해돋이를 보고 내려오니 나보다 걸음이 빠른 사람들은 벌써 아침을 짓는다.

 

07:00

이른 아침을 지어먹고, 8시에 출발하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1시간이나 빨리 출발한다.

 

07:30

끝청에 도착. 끝청도 바위로 덮여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 여기서부터 급경사 내리막이 시작된다. 그리고 사람들의 간격이 벌어진다.

 

07:57

이정표 앞에서 잠시 휴식을 청하는데, 26명의 일행중 10명만 보인다. 나머지는 저 뒤쪽에 처진 것 같다. 이정표는 우리가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거리를 알려준다. 중청대피소 2.6km, 한계령 5km. 이 속도로 가면 두시간만 더 가면 한계령에 도달한다. 대략 점쳐지는 시간은 10시에서 10시30분 정도면 한계령에 도착 할 것 같다.

 

08:50

또 다른 이정표. 한계령이 4.1km 남았다고 되어있다. 1시간 동안 겨우 1km 왔다. 게다가 지금은 일행이 3명으로 줄었다. 앞선 사람들과 뒤에 처진 사람들의 인기척이 없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연필을 잃어버렸다. 결국 한계령까지 메모 없이 그냥 갈 수밖에.

 

한참을 가다 보니 일행은 다시 두 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저 앞에 한 사람이 바위사이에 앉아서 쉬고 있다. 우리가 다가가니 그는 파스를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 소염재 로션을 그의 종아리에 발라주고, 다시 출발한다.

 

오솔길 가로 멧돼지가 흙을 파낸 흔적이 보인다. 숲이 우거지니 산 짐승들도 자주 나타나는가 보다.

 

천천히 쉬엄쉬엄 걷다가 뒤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러 명이 무리지어 가다가 한계령 갈림길에서 선택을 요구 받는다.

부상자들은 한계령으로 바로 내려가고, 경치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돌아서 고개를 하나 더 넘어가자고 한다.

 

2명의 부상자를 포함한 일행은 내리막과 오르막을 계속 반복한다. 부상자가 있어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계곡 옆으로 난 길섶에는 산양의 배설물도 보인다. 잠시 쉬는 도중에는 다람쥐가 같이 놀아달라고 한다.

 

12:00

그럭저럭 느긋하게 한계령에 도착한다. 마치 일부러 시간을 맞춘듯이 정오에 한계령으로 내려온다. 광고에서 보던 한계령 휴게소가 가까이 보기에도 멋지다.

3박4일의 산행이 끝나고 속세로 진입하려는 순간이다.

 

 

넷째 날 산행거리 : 8.9km, 누적산행거리 : 3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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