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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풍선의 이야기

연락하며 살기란....

by seetop 2006. 11. 23.

연락하며 살기란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매일마다 전화 한번 해봐야지.. 하면서도

퇴근시간이 되면 ....너무 늦었는데, 내일 전화하지....

하며 미룬게 하루 이틀 쌓여서 어느덧 2년이 다 돼간다.

 

결국,

어제 전화를 건게 아니라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너무 오랫만이라 공통의 화제가 없었기에

대충 흔하디 흔한 안부 인사만 하다가 끊었다.

 

가끔은

인생을 이야기하고,

가을의 높은 하늘과 붉은 단풍을 이야기하며

속절없이 넋두리도 하고픈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받아줄 사람이 가까이에 없다는게

못내 아쉽다.

 

새벽에 출근하여

밤 늦게 퇴근하고,

소파에 앉아서

만담프로나 30분 정도 보면서 휴식을 취한다음

어제 읽다 만 책을 잡고

한 30분 정도 보다가

잠자리에 들고.....

 

집인지, 기숙사인지 모를 뻔 한다.

아주 가끔씩은...

그럴 때마다 막내가 소란을 피우며

가족의 존재를 일깨워주는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른다.

 

오늘

옛 동료가

인도로 간단다.

 

평소 연락 한번 안하던 그가 멀리 간다는데,

전화를 했다.

몸 건강히 잘 지내다 오라고....

그의 가족은 국제적이다.

초년에 독일과 미국에 살았고,

결혼하러 귀국 했다가

다시 나가고,

다시 귀국해서 집사고, 애기 낳고 한지 몇년 안되는데

다시 해외로 간단다.

다시 다시....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내 처지에서는

그의 전근은 마치 일탈을 보는 듯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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