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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풍선의 이야기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

by seetop 2006. 12. 16.

 

몇일전

 

핸드폰 한통이 왔다.

 

"○○이 죽었데여!"

 

"먼소리라?"

 

"○○이 죽었데여!"

 

"누가 그래?"

 

"나도 누군지는 몰라. 누가 ○○이 핸드폰에서 △△전화번호를 찾았나봐. 조금전에 △△한테서 연락 받았어."

 

"어쩌다가?"

 

"어젯밤에 자다가 심장마비로 그랬다 그래여."

 

"........"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했다.

하느님이 부르시면 그냥 가는 거라고,

그냥 가면 되는 거라고,

가기 싫다고 해서 안가도 되는 데도 아니고,

가고싶다고 해서 먼저 갈 수 있는데도 아니라고 했다.

 

아마도 하늘에 계신 신께서 ○○을 곁에 두고 싶어했나보다.

그렇지만 만약 그렇다면 신은 너무 무책임 하다.

이에 6살 3살된 아이들과 걔들의 엄마는 어떻게 하라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데려갈까...

 

부산에 있는 장례식장에는

친구들이 여럿 왔고, 오고 있었다.

이제 겨우 반평생을 산것 같은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

언제 불려갈 지 모르니까,

이제 오늘, 먹고싶은 것 있으면 먹고,

보고 싶은것 있으면 보고,

가보고 싶은 곳있으면 다녀오자고....

마누라 자식이 다 무슨소용이냐고,

나 가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단지 후회없는 삶을 열심히 살고,

살아있을 때

아이들을 한번더 안아주고,

마누라 한번더 다독거려주고,

부모님 한번더 찾아가보고....

그렇게 살자고 했다.

 

매번 초상때라야 만나지는 친구들

이제 초상도 자주 치르니까 철이 조금씩 드는 것 같다.

 

언제라라도 부르면 달려갈 수 있도록 항상 준비를 하고 살자.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아끼지 말고 먹고,

보고 싶은 곳 있으면 미루지 말고 가서 보고,

해보고 싶은 것 있으면 해보고..

그렇게 나를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서

생전에 후회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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