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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대암산 2007.02.24

by seetop 2007. 2. 25.

회사 업무를 마치고 대암산을 다녀왔다.

 

지난 일출산행을 준비할겸해서 12월 이후에 처음이며,

등산 자체가 일출산행 이후 첨이다.

짧은 산행지만 땀을 약간 흘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계속 업무때문에 꿀꿀한 기분이었었는데.....

 

2시 조금 넘어서 회사를 나섰다.

수퍼에 들러 음료수 한병 사들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3시가 되었다.

신발을 갈아신고, 옷도 고쳐입고서 등산로 입구에서 시계를 본다.

 

15:16

벌써 하산하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자주 가는 산길이지만 때마다 새롭다.

약수터를 지나서 아차 하는 사이에 가장 가파르다는 C코스로 접어든다.

 

언젠가는 정병산에서 장복산까지 소위 마창진 경게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략 10~12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다.

문제는 길도 모르고, 정병산에서 대암산 구간 외에는 가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용지봉인지, 용제봉인지도 지나가야 하고, 굴암산인지 불암산이지도 지나가야 한다.

올해는 자주 산행을 해서 가보지 않은 길도 가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문득, 혼자라는 생각과 함께 평온함이 느껴진다.

그래, 이맛에 산행을 하는 것이지....

 

중간쯤 오르니 회사동료 한분이 하산하고 있어서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본격적으로 가파른 언덕이 시작된다.

숨이 목 뒷덜미까지 헉헉거린다.

숨이 너무 가쁘면 안되는데....

호흡을 조절하며 속도를 조절한다.

 

16:15

정상석이 있는 곳은 주변보다 1m 정도 높은 기단 위다.

누군가가 일부러 만든 기단이다. 세멘트 흔적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과거 유신정권 때 만 하더라도 남과 북이 무력 충돌의 위험이 항상 있었고,

휴전선 부근에서는 실질적으로 크고 작은 충돌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국의 많은 산들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었으면 어김없이

군사시설이 설치되었다.

그것은 망루 일수도 있고, 미사일기지, 레이더기지, 송/수신소 등일 수도 있다. 

이것도 아마 그중에 하나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상에는 바람이 차다.

음료수를 만모금 마시고, 창원시내를 내려다본다.

도시는 조용하다. 그래 멀리 있는 도시는 항상 평온하지.

그러나 내가 있는 도시는 항상 시끄러워.

사방에서 전화하는 소리,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 음악소리, 자동차 소리, 발자국 소리.....

멀리 안민고개 너머 진해 앞바다도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더 잘보일 것이다.

 

하산길은 A코스를 택한다.

왔던길로 내려가는 것은 별로 재미 없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다른 길을 선택한다.

지난번에는 그 다른길로 내려오다 큰 고생을 한적도 있다.

 

A코스는 경사가 완만해서 동네분들이 많이 이용하신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자주 보이고,

심지어는 짧은 치마에 하이힐을 신은 멋쟁이 아가씨들도 어저다 한번씩 볼 수가 있다. 여름이면....

 

내려오는 시간은 오르는 시간보다 훨씬 적게 걸린다.

 

16:45

처음에 시계를 본 곳을 지난다.

 

약간의 땀과, 근육의 긴장. 그리고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사실이

상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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