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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풍선의 이야기

디워? 더워?

by seetop 2007. 8. 12.

심형래의 영화 D-War가 500만을 돌파했단다.

그리고 투자비를 건지기 위해서는, 다시말해 본전을 뽑기 위해서는

 1150만명이 개봉관에서 영화를 봐야 한단다.

아직 갈길이 멀다.

 

사람들은 두가지 심리를 가지고 있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과, 잘 되면 시기하는 마음.

 

오락영화에 휴머니즘을 바란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을 것이다.

3시간짜리도 아닌 겨우 90분짜리 영화에서 오락과 휴머니즘을 다 소화한다는 것은...

그리고 영화는 "무조건 재미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리고 그 영화가 철저한 "오락"영화임을 알고 본다면

디-워는 그리 실망스러울 것도 없다.

오히려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 드래곤 레전드 등을 흉내낸 것 같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어쨌든 디-워의 편집성과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 수준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고 보니 "용가리"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용가리를 실패한 영화로 기억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보는 것은 그렇지 않다.

수익을 냈는지 적자를 기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용가리는 그당시 5살이었던 내 딸의 유치원 동기들은 다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까지....

그리고 비디오도 여러번 빌려 보았다.

 

좋은 영화는 입소문을 타고 장기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게 되어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타워링"은 (올해로 개봉한지 아마 30년은 된것 같다.) 얼마전까지도 가끔

명절날 혹은 광복절 등과 같이 공휴일이 되면 한번씩 TV에 방영되곤 했다.

보고, 또보고, 또다시 봐도 지겹지 않고, 감동이 새로운게 좋은 영화라고 한다면,

용가리는 그 또래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분명 좋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디-워는 대략 5~6년 전부터, 그러니까 용가리가 개봉관에서 내려온 후 얼마되지 않아서 심형래 감동의 차기작으로 알려졌고, 스토리는 용가리와 비슷할 것이라 그랬다. 그리고 애들용이 아닌 성인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 약속을 지켰다.

 

개봉을 앞둔 몇일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미디어는 디-워 때문에 더워졌다.

그리고 그 더위는 TV의 공개토론방송으로 인해 한층 더 뜨겁다.

 

과연 현재 상영중인 오락영화 한편이 공개토론방송의 주제가 될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난 보지 않았지만, 그 패널들이 영화를 제대로 보기나 하고 토론하는 것인지 묻고싶다. 마치 1980년대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TV에 나와서 "난~알아요 이밤이 흐르고 흐르면~"을 부르고 난 후에 유명한 작곡가가 "저건 노래도 아니다"라고 말했던것과 별로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이후  랩의 원조로 추앙되다시피 하면서 한때를 열광시켰고, 지금은 그의 멤버들의 후배의 후배들이 젊은 가요계의 트랜드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심형래 감독을 비평하는 것인지, 그의 오락영화를 비판하는 것인지 평론가들은 분명히 해야 한다. 오락영화는 오락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반지의 제왕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비교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스파이더맨이 로마의 휴일과 비교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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