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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

by seetop 2016. 10. 23.

2016_27_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산티아고 길 여행 / 원제 : Ich bin dann mal weg / 하페 케르켈링 저 / 박민숙 역 / 은행나무 / 2016년07월18일 / 2016.10.24


   언젠가 어디선가 한번즘 들어봤을 것 같은 길, "산티아고" 네 글자가 서점의 서가를 어슬렁 거리는 내게 다가왔다. 몇 해 전, 우리나라에서도 걷기 광풍이 분 적이 있다. 아마도 그 때는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고 하던가, 만들었다고 하던가 할 때였다. 많은 육지 사람들이 제주도로 몰려 갔고, 올레길을 걸었다. 무슨 순례 의식이라도 하듯이.... 그리고 나서 지리산 둘레길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들이 걷는 길을 만들었다. 지리산에는 둘레길 전구간이 연결되었다고 하고, 부산에는 갈맷길, 동해안 영덕에는 해파랑길, 서울에도 서울 환상종주길이 만들어지고...심지어는 한반도 둘렛길을 각 지자체 예산으로 전국적으로 만든다고 정부기관이 자랑을 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기사들 속에서 산티아고 길을 본 것 같다. 


    책은 독일의 유명한 코메디언이 어떤 계기가 있어서 '나를 찾기 위하여"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프랑스에서 출발하여 스페인의 산티아고까지 가는 600km에 달하는 거리는 거의 대부분을 걸어서 갔는데, 그 과정에서 적은 일기를 바탕으로 쓴 내용이다.  종교적인 자아를 발견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게모르게 나름의 성과를 찾은 것 같다는 추정을 하게되는 저자의 독특한(?) 여행길은 매년 수만명의 사람들이 걷는 다고 한다.


    나의 절친한 고향 친구도 지난번 유럽여행 때 그 길의 일부를 걸어 봤다고 한다. 그리고 3년에 걸쳐 세계여행을 하고 돌아온 조카도 그 길의 일부를 걸어봤다고 한다.


    나는 산 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자주 가지는 못한다. 산꾼이 아니기 때문에 왠만한 산꾼들은 다 한다는 백두대간도, 명산 100산도 다녀보지를 못했지만, 가끔씩 1년에 한 두번 길게 6시간에서 10시간 정도의 산행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오래 걷다보면, 힘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한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오로지 인적이 드문 산길을 따라 혼자 몇 시간을 걷게되면 그리 걷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오히려 피로가 풀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쩌면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기쁨과 발견은 이런 종류의 것이 아닐까 함부로 유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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