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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글자전쟁

by seetop 2016. 12. 6.


2016_29_글자전쟁 / 김진명 저 / 새움 / 2015년08월01일 / 2016.12.5


김진명의 소설 또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김진명 소설의 좋아하는 점은, 동북아 한--일의 국제 정치 관계를 풀어내는데 있어서 우리나라와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내용을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야사野史라고 해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고대사에서 많은 영감을 가져오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나라 학계에서조차 인정하고 있지 않는 고대사만을 인용했다고 하면 편협한 국수주의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나름의 문헌과 증빙을 토대로, 중국의 역사서에 기술된 내용까지 고려하여 글을 짓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김진명 소설의 단점은 항상 마무리가 어딘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감히) 완성도가 조금 부족하다고 해야 하는지……


 이번 소설은, 일부에서 공자도 인정했다고 주장하는, 갑골문자의 근원이 동이東夷라는 학설에 근거하여 고대 문명의 충돌을 가정하여 글을 전개하고 있다. 그런데, 다소 생뚱맞은 것은 주인공의 출신과 직업, 그리고 결말이 조금은 개연성이 부족하다거나 비약이 있어 보인다. 처음 접하는 이론을 이해하고 퍼즐을 맞추기 위하여 매우 똑똑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은 잘한 일인데, 마지막 부분에서 갑자기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부분에서는 과정의 누락이 있는지,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작가님은 다소 불필요한 내용을 덧붙임으로써 내용의 전개가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등과 같은 판단을 하고 과감하게 내용을 줄여서 속도감을 더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데, 내게는 이러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네이버 중국어 사전을 검색해보니 중국에서는 를 쓰지 않는지 검색되지 않는다. 도 검색되지 않는다. 한자는 지역으로 보면 황하 유역에서 갑골문자가 발견되었고, 고대의 동북아시아 전역에서 사용하였던 글자체계라고 한다. 그래서 그 넓은 땅에서 누군가는 글자를 새로 만들기도 하고, 기존의 글자를 변형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책 속의 중국인이 말한 것처럼, 겨우 글자 몇 개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과장일 수도 있으나, 저자는 이런 내용을 소재로 이끌어 냈다. 과연 김진명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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