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_19 한식의 도道를 담다 : 5천 년의 밥상, 위대한 문화유산 우리 한식 이야기 (양장) / 김상보 저 / 와이즈북 / 2017년 06월 30일 / 2017.07.26.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자신의 노력을 알리고 싶어함과 동시에 우리가 "궁중음식"으로 알고 있던 것들 중 상당수가 왜곡되어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집에서 이것 저것 해 먹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음식이라고는 된장국 밖에는 해본 적이 없던 신혼시절의 아내는 내가 주방에 가서 이러쿵 저러쿵 참견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그래도, 국수 삶는 것, 여름이면 냉국과 여름 물김치 담구는 것, 다양한 볶음밥, 콩나물을 넣어 시원하게 끓이는 라면, 김치 찜찌개.... 뭐 이런 것들은 아내랑 함께 만들어 먹었고, 지금은 내가 가끔 볶음밥이라도 해주면 아내는 좋아한다. 저자도 인정하다시피, 나도 음식은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관점에 따라서는 음식이 문화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익히 많이 들어본 궁중음식에 대해서 의심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많다. 비록 드라마 대장금을 통하여 궁중음식이 화려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일부 학자, 요리나 음식 전문가가 아닌 철학자나 역사학자들이 이야기 하는 조선시대 왕들의 식사에 대한 이야기가 TV나 책에서 간헐적으로 나오는 것과 요리책에서 보는 "궁중음식"은 차이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또, 짜장면에 비해 3배~5배 정도 비싼 가격의 한정식 코스라는 것을 가끔씩 중요한 모임을 핑계삼아 먹을 때면, 이 많은 음식을 어떻게 다 먹지? 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음식을 맛 보면서도 맛에 대한 즐거움과 함께 너무 많이 먹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함께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도 의심을 해본다. 과연 옛날사람들이 이런 것을 먹었을까?
위 물음에 결론적으로 생각을 하자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다. 지금은 그 때보다 다양한 식재료가 있고 다양한 조리법이 있다. 고추만 하더라도 임진왜란을 전후 해서 우리나라에 퍼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감자 및 옥수수도 그 때쯤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설이 있다. 이 책에서 알게된 것 중 하나는 당근이 궁중에서 조리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한정식 집에 가면, 이름부터 외래종임을 알게 해주는, 파프리카, 피망, 비트, 양상추, 양배추 등 한식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식재료들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게 한식이 아니냐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음식은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궁중음식"이라는 것은 조선시대 궁궐에서 해먹던 음식이 아니라,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비싼 요리집에서 먹던 음식의 브랜드였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궁에서 해먹던 음식이라고 하면 비씨고 화려할 것으로 상상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전략이, 마케팅 전략이 먹혀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본다. 그냥 고급지고 비싸보이는 한식 요리를 개발한 사람들이 그것에 "궁중"이란 브랜드를 붙인 것이다.
저자의 온전한 궁중음식 찾기 노력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궁중음식에 대한 오해가 풀리기르 기대한다. 조선시대의 왕들은 화려하고 진귀한 것들을 음식으로 해먹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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