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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낙남정맥

낙남정맥 2차 산행(감천고개 - 장척산 - 신어산 - 영운리고개)

by seetop 2009. 6. 11.

낙남정맥 종주 2차 산행

 

2009.05.01() 맑음

 

덕산마을회관(10:27) -> 감천고개(11:09) -> 478(11:34) -> 481(11:54) -> 장척산(531, 12:38) -> 생명고개 (13:10) -> 신어산 동봉 (605m, 14:05) -> 신어산(631.1, 14:15) -> 서 신어산(15:00) -> 가야C.C(15:20) -> 가야 C.C 입구(영운리 고개, 15:45)

 

09:40

아침을 먹고 다시 이불 속에서 빈둥거리다 일어났다. 근로자의 날이라고 해서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쉬라고 한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이제까지는 너희는 노동자가 아니다”, “조합원이 아니다라는 갖가지 이유를 말하며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이유가 없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건 죄악시 하였기 때문에 이번과 같이 위에서의 지침으로 출근하지 마라는 게 너무도 익숙하지 않고 생경하다. 이대로 빈둥거리며 누워있다가는 하루 종일 텔레비전만 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후회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오늘 산행을 하지 않으면 또 언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짐을 챙겨 나왔다. 흔히 유행하는 2분법적 사고를 한다면, “오늘 산행을 하고 후회할 것인가? 오늘 산행을 하지 않고 후회 할 것인가?” 두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할 때, 후자는 계속 미련이 남아서 다음 산행할 때까지 나를 괴롭힐 것이 뻔했다. 지난 3월초에 1차 산행을 하고 나서 두 달 가까이 휴일마다 고민하고, 월요일 마다 후회를 했으니 이번에는 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잘한 것이었다.

 

아내에게는 일찍 하산하면 2시경, 늦으면 4시경에 산행을 마친다고 이야기를 하고, 한달 전에 싸두었던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김밥 전문점에서 김밥 두 줄을 사서 배낭에 넣고 덕산마을로 차를 몰았다. 

 

10:27

덕산마을 회관 앞의 공터에는 오늘도 많은 차량이 주차해있다. 몇 대는 중장비인 것으로 보아 그냥 빈터는 아닌 것 같고, 누가 관리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공터 옆으로 나와서 길가에 차를 주차하고, 짐을 챙겨서 산으로 오른다. 익숙한 골목을 지나 오른 작은 저수지 옆의 초입은 그새 누군가가 갈대를 베어냈는지 지난번처럼 헤매지 않고 쉽게 길을 찾는다.

 

햇살과 바람이 적당하여 산행하기 매우 좋은 날씨여서 예감이 좋다.

 

11:09 (감천고개)

지난번 하산했던 안부에 도착, 물 한 모금 마시고 서쪽으로 진행한다. 여기가 감천고개라는 표시는 어디에도 없지만, 위치상으로 감천고개가 맞는 것 같다. 서쪽은 다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11:34 (478)

현재의 위치를 알리는 내용과 함께 갈림길 표시가 있다. 478m 표시와 함께 서북쪽으로 신어산 3.2km, 남쪽으로 백두산 4.1km가 표시되어 있다. 잠시 헷갈려서 지도를 보면 방향을 확인하고 계속 진행한다.

 

11:54 (481)

여기가 481m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고, 발걸음은 신어산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방향은 거의 90도를 꺾어서 서남서다.

 

12:30

신어산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12:38 (장척산, 531m)

표지판은 여기가 장척산이라고 한다, 등성에 있는 작은 공터에는 벤치가 설치되어 있다. 531m라고 되어 있는데, 지도에는 여기가 장척산인지, 531m 봉인지 표시가 안되어있다. 522m 봉우리가 지도에 나타나있는데, 그곳이 여기인 것 같다. 신어산까지는 1.5km 남았다고 되어 있다

 

12:56

임도를 건너 그늘에서 김밥을 한 줄 먹는다. 이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생명고개와 연결되겠지……. 김밥을 먹고 잠시 걸으니 다시 임도와 만난다. 그곳에는 임도를 따라서 신어산 방향 표지가 있다. 임도를 따라 가라는 건지, 임도를 비껴가라는 건지 알 수 없다. 임도에서 내려 두리번거려도 표지를 따로 찾을 수 없다. 어지간하면 동호인들이 매어놓은 리본도 있을 법 한데……. 지도를 보며 임도를 따라가리고 결정한다. 어차피 임도는 생명고개에서 만날 것이고, 나도 생명고개는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임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니 오른편에 신어산 방향을 알리는 표지가 보인다. 표지를 따라 들어가 숲을 통과하여 다시 임도로 나오기를 두어번 하니까 생명고개가 나온다.

 

생명고개에서 바라보이는 높은 산이 신어산이다. 또다시 가파른 경사가 기다리고 있다. 생명고개에는 무슨 공사가 있는지 큰 돌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줄지어서 내가 지나온 임도를 올라가고 있다.

 

13:44

30분쯤 오르다가 다시 허기를 느껴 김밥을 한 줄 더 먹는다. 다리의 근육이 몰렸다 풀렸다 반복한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오른다. 오늘은 적어도 신어산까지 가야지……. 아내와 약속한 시간이 다되어가는데……. 30분이면 신어산에 도착하겠지…….

 

14:05 (신어산 동봉, 605m)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신어산 동봉이라고 표지가 있다. 멀리 신어산 정상이 보인다. 신어산 정상을 가는 길에는 좌우로 철쭉을 심어놓은 것 같다. 신어산을 가는 길은 땅이 젖어있어서 늪지가 형성되어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다녀본 몇 개 되지 않은 산의 많은 곳이 정상근처에 습지가 형성되어있다.

 

14:15 (신어산, 631m)

10분 정도 내려가니 신어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전망대도 있고, 정자도 있어서 사람들이 쉴 수 있게 되어있다. 정자에서 다리에 에어스프레이 파스를 뿌렸다. 아까부터 다리에 쥐가 났다가 풀리기를 반복했었다.

 

지도를 보며 잠시 고민한다. 여기서 하산할 것인가? 더 갈 것인가? 더 가기로 했다. 원래 3월의 첫번째 산행에서 영운리까지 가기로 했었는데, 그리 하지 못한 게 후회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영운리까지는 4.4km 남았다.

 

14:24 (신어산 서봉)

배낭을 메고 일어선다. 조금 후에 당도한 헬기장에는 모 부대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훼손되거나 보수가 필요하면 수시로 연락을 달라는 안내판이 있다. 헬기장을 지나면 흔들다리가 있다.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한 흔들다리를 지나면서 조금만 수고를 하면 밑으로 지나다닐 수 있는데 왜 만들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도에는 구름다리로 표기되어있다) 흔들다리를 좀 지나면 다시 헬기장이 나오는데, 아까 지나온 곳 보다 넓고 크다.

 

헬기장에서 지도를 보며 계속 전진 하여 신어산 서봉에 도착한다. 서봉에서 내려다보이는 가야콜프클럽은 예쁘게 잘 단장되어 있다. 낙남정맥을 따라 가려면 골프장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내려오면서 낙남정맥 길을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맥이라 함은 마루금을 따라 이어진 선을 말하는데, 이건 마루금이 아니라 완전 절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15:20 (가야 CC)

수풀 사이로 골프장 그린이 보인다. 선답자들이 이곳을 어떻게 지나갔는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특별한 게 없다. 골프 치는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하려고 그 사람들의 눈을 피해 건너편 수풀로 재빠르게 들어간다. 골프장 한가운데 있는 412m봉을 지나 골프장 하우스(?)까지 곧장 내려간다. 하우스 근처에 있는 홀에서 발길을 멈추어 사람들이 골프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길을 찾아 내려간다. 원래 알려진 코스는 하우스를 지나 영운리 고개(다리)로 곧장 질러 골프장 그린을 몇 개 건너는 걸로 되어 있지만, 모처럼의 산행으로 다리가 불편하기도 하고, 원래 오늘은 영운리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했거니와 최소의 목적지였던 신어산도 지났기에 그냥 마무리 하기로 한다.

 

15:45 (가야 CC 입구)

가야 CC 입구에 도착하니 큰길에 차들이 많이 드나든다. 택시를 부를까 어쩔까 하다가 일단 걸어서 내려가보기로 하는데, 한참을 가도 택시가 있을 만한 곳이 나오지 않는다.

 

15:51 (택시)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는데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빈택시 1대가 나보고 탈거냐고 신호를 한다. 이게 웬 떡이냐 하며 냉큼 택시를 타고, 덕산으로 가자고 이야기 한다. 택시 기사 아저씨는 덕산 근처에서 나고 자라셨단다. 기사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아침에 차를 세워둔 곳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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