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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두 바퀴로 가는 세상

동해안 자전거길 2일차(주문진~강릉~정동진~삼척 궁촌리)

by seetop 2018. 2. 25.

일자 : 2018.02.21(수)

구간 : 동해안 자전거길 2일차(주문진~강릉~정동진~삼척 궁촌리)

거리 : 105.7km  (트랭글 기준), 

이동 : 지경공원(07:10) - 경포해변(08:37, 18.65km) - 식사(08:45) - 정동진(11:25, 25.2km/43.83km) - 식사(12:10) - 망상해수욕장(13:29, 15.8km/59.66km) - 추암촛대바위(15:18, 19.9km/79.57km) - 한재공원(16:28, 10.3km/89.87km) - 숙소(궁촌리, 18:07, 15.8km/105.7km)

소요시간 : 10시간 59분


2/21(수)

07:00 

오늘도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서둘러 집을 챙겨 길을 나선다. 어제 오후에 숙소로 오던 길을 돌아 지경공원 인증소를 지나간다. 철책 너머로 이미 해가 치솟았다. 철책을 피해서 일출 사진을 몇장 찍고 진행한다. 군인들이 철책 초소 경계 근무를 교대하기 위하여 트럭을 타고, 걷기도 하며 이동한다.

  

어제는 당초 계획보다 약 30km를 아껴서 3시간 가량을 더 운행했다. 원래 목표는 영금정까지 였으나, 버스가 간성보다 북쪽으로 약 10km 더 가고, 민통선 안쪽의 통일전망대까지 약 10km 왕복길을 오갈 수 없었다. 그래서 영금정 보다 약 44km 더 내려올 수 있었다. 누계 거리 또한 93km 목표에서 110km로 약 17km를 더 운행하고도 원래 예정시간보다 훨씬 더 이른시간에 종료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오늘은 임원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08:37 경포해변

강릉 경포 바닷가. 유명 관광지 답게 호텔도 해안데 바짝 붙어 있고, 외국인도 많이 보이고, 아침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많을 사람들이 오고 간다. 그래도 비수기인지라 이 시간에 문을 연 식당은 몇 곳 되지 않는다. 밖에서 식당 안을 살피며 천천히 이동하다 손님이 앉아 있는 곳에 들어가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이 곳의 상가도 주로 횟집이 많지, 밥집은 별로 없다. 이 근처는 관광객들의 아침을 호텔에서 해결할 수 있을테니 밥집이 없을 수도 있겠다. 밥집은 역시 시장 근처나 사무실이 많은 번화가쪽으로 가야 있을 것 같다.

   

11:25 정동진

20여년 전 모래시계라는 드라마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정동진. 서울의 궁궐에서 정확하게 동쪽 방향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정동진이 되었다는 이야기 때문인지, 이 근처의 어촌에는 서로 자기네가 정동진이라고 우기는(?) 돌 비석을 세워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자기네 마을은 남대문에서 정동진이다, 경복궁 입구에서 정동진이다 라는 식으로.... 허울에 집착하는 많은 현대인들의 의식이 그대로 노출된다. 여하튼 정동진이 드라마를 통해서 유명해져서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곧장 올 수 있는 장소이자,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기차역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다른 간이역이 문을 닥고 폐쇄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 남은 기적(?)의 간이역이다. 정동진이 유명해지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기네 마을이 정남진이다, 정서진이다 라고 열을 올려 홍보를 하고 있다. (사실 정남진과 땅끝 마을(토말土末)은 서로 다른 지역이다) 

  

정동진 역, 구 역사는 출입을 통제하고, 신 역사를 이용할 수 있다. 정동진 역에서 진행방향으로 더 가면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와 주차장, 철도박물관을 지나면 인증소가 있다. 겨울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 방송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12:10 버거집

어제처럼 제 때 식사를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옆에 버거집이 나타난다. 여기서 대충 먹어 두고, 한 4시쯤 한번 더, 저녁에 한번 더 이렇게 식사를 하기로 하고, 버거집에 들어간다. 가게 이름은 "빨차 카페"다. 내부는 테이블 6~7개가 전부인데, 드라마 시그널 촬영지라고 하면서, 드라마 사진이 몇장 걸려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과 버거를 먹고, 핸드폰을 충전한다.

  

13:29 망상해수욕장

망상은 대학시절에 친구들과 놀러와서 텐트를 치고 놀았던 곳이다. 근처 도로가 공사중이라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쉽지가 않다. 자전거 진행방향 표시도 없고, 갓길 차선도 없고..... 그럭저럭 망상 오토캠핑장에 도착 하였지만, 공사 때문에 해변으로 접근이 쉽지 않다. 공사장 한쪽 귀퉁이를 돌아 해변으로 들어서니 오토캠핑장이 있고, 거기서 또 한참을 가니 해수욕장이 나온다. 자전거 인증 수첩에는 국도 확장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무궁화 열차를 이용하라고(자전거 타는 사람들 말로 치면 점프 하라고...), 뭐 그렇게 안내 되어 있긴 하지만.....인증소는 해수욕장 끄트머리에 있고,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듯 문이 떨어져 나가 있는데다가 스템프 마저 없다. 도장을 찍을 수 없다. 하긴 요즘 사람들은 앱을 이용하여 사이버로 인증을 하니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과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나에게는 도장을 찍을 수 없는 상황이 화를 내게 만든다.

   

15:18 추암촛대바위

추암촛대바위 인증소는 해변주차장에서 언덕을 올라서야 있다. 거기서 촛대바위가 잘 보인다. 예전에 영화가 시작할 때나 TV를 시작 종료 할 때 애국가를 틀어주었는데, 거기에 나온 바위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증소에서 북쪽으로 잘 살펴 보면 촛대 처럼 삐죽이 세워진 바위가 바다 위에 있다. 거기가 촛대바위다.

   

16:28 한재공원

삼척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 시멘트 최대 생산지였다. 그래서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멘트 공장들이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지나온 그 공장지대는 마치 미국의 디트로이트에 있다는 러스트 벨트(RUST-BELT)를 연상시킨다. 디트로이트는 한 때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 공장들이 몰려 있던 곳이었고, 어마어마하게 많은 노동자들의 살았으나, 직원들의 과도한 복지 정책이 불경기와 맞물려 자동차 공장들을 문 닫게 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디트로이트를 빠져나와 미국의 다른 도시, 중국, 인도 등 다른 나라에 비용이 적은 지역을 찾아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들은 폐쇄된 후에 녹이 슬어 흉물로 변하게 된다. 이렇게 녹슨 공장들이 띠를 이루어 몰려 있다고 해서 RUST-BELT(녹슨 줄)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척에 있는 시멘트 공장의 건물은 유리창이 깨어지고, 철 구조물은 녹이 슬어가고 있다. 

   

일몰까지는 한시간 반 정도 남았다. 한재공원에서 임원까지는 33km. 지금의 체력으로  한시간 반동안 갈 수 있는 거리는 대략 15km 정도다. 적당한 곳에서 숙소를 정하고, 저녁을 먹어야 겠다. 그런데, 지나치는 민박집과 식당은 모두 불이 꺼져 있고, 몇 군데 전화를 하니 비수기라서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닷가까지 가면 영업을 하는 민박집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다.

  

18:07 숙소

결국 고개를 넘어 와서 전화를 해서 잡은 숙소는 바닷가에 있는 민박집인데, 저녁을 하지 않는단다. 근처 식당은 이미 해가 져서 그랬는지 영업을 하지 않고, 민박집 주인이 알려준 2군데의 식당 또한 영업을 하지 않는다. 마트나 슈퍼나 편의점도 모두 영업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 쫄졸 굶게 생겼다. 민박집도 내가 들어가면서 방에 불을 때기 시작해서 대략 2시간 정도가 지나서 겨우 바닥이 따뜻해졌다.

    

19:00 저녁 식사

여기 저기 영업을 하는 식당을 찾아 헤매다 작은 현수막을 발견하고 전화를 하니, 지금 오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찾아 가서 2그릇을 뚝딱 비웠다. 이 식당도 근처에서 공사하는 인부들을 위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집이 아니었으면 저녁을 굶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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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공원에서 철책 너머 찍은 일출. 황금 빛이다.

    

경포대 인증소.

    

군함과 함께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몇 해 전 북한에서 내려온 잠수정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몇 년 전 가족들과 함께 군함과 잠수정에 들어가본 적이 있다.

      

군함을 전시해둔 안보 교육장을 지나면 바로 언덕을 올라야 하는데, 그 언덕에서 내려다 본 동해바다의 파도.

   

정동진 역사. 실제 출입은 오른쪽에 있는 신역사를 이용해야 한다. 최근 드라마 리턴에서 이슈가 되었던 배우 고현정이 생각난다.

   

정동진 인증소. 뒤로 정동진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객차가 보인다.

     

정동진 해변의 파도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카페. 포크가 날카롭지 않고 뭉퉁하여 버거를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는....

김혜수가 주연한 드라마 "시그널"을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망상해수욕장 인증소. 보이는 것 처럼 문은 부서져서 어디론가 가고 없고, 스탬프도 없다. 누가 되었든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여기가 가장 심한 곳이기는 하지만, 경북과 강원의 모든 인증소의 스탬프는 말라서 도장을 찍을 수 없는 상태다. 나는 물로 적셔서 찍었다. 동해안 종주를 계획 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스탬프 잉크를 챙겨 가시라고 권하고 싶다.

       

드넓은 망상 해수욕장. 실재 망상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즉흥적으로 忘想이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상념을 잊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한 곳. 대학 때 친구는 이 모래 밭 길이가 10리가 넘는다고 했던 것 같다.

    

추암 촛대 바위. 멀리 곶 옆에 솟은 바위가 촛대바위다. 애국가 촬영장소 중 한 곳으로 알려져있다.

     

무인 인증소. 거의 계단과 같은 수준의 오르막이라 끌바를 하고 올라 왔다.     

     

촛대바위에서 내려오면 있는 해변. 여기도 무척 넓고 아름답다. 아마도 삼척 해수욕장인 듯

     

한재공원 인증센터. 

           

한재공원 뒤로 보이는 해변의 파도.

     

 

동해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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