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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by seetop 2020. 11. 5.

2020_26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 원제 : UNDERSTATEMENT / 부제 : 나서지 않지만 강한 사람들의 태도 / 마티아스 뇔케 / 이미옥 옮김 / 이마 / 2017년 8월 8일 / 2020.11.05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소심하고 조용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원제에서 밝히고 있듯이 절제에 관한 이야기다. 내 생각에는 겸손의 다른 표현인 것 같다. 적당히 절제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마구 떠들고 일을 벌이는 사람들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사례를 들고 있어 읽을 때는 재미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탁 하고 덮고 나서는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거였지? 한마디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넌센스 같기도 한 상황. 번역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면이 있다고 느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책의 두께는 얇지만, 다루는 영역이 많이 방대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룬 주제이기는 하지만, 가족간에, 회사에서 조직에서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을 들고 있다보니 구체성이 좀 떨어진다고 할까? 

  억지로 내 관점에 빗대어 본다면, 나는 소심한 성격이고, 모질지 못하고, 대범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처럼 목소리도 크지 않고 호언도 하지 않는 편이다. 일을 할 때에는 가급적 팩트만 말하려고 노력한다. 감당하지 못할 일을 떠벌려서 일을 크게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일을 넘기는 따위는 하지 않으려 한다. 옷을 입어도 튀지 않게 입고 싶고, 비싼 결혼 시계도 몇 개월도 차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게 싫은 까닭이다. 지금은 돈이 없어서 그렇지, 돈이 있다면 사치를 할까 어떨까 생각해보면, 그다지 사치를 할 것 같지는 않다. 수입이 웬만했을 때에도 명품 옷이나 비싼 차를 타지는 않았으니까. 

  문제는 나의 경우 아직 사회적 위치가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사회적 위치가 적당히 높으면 절제의 강점이 발휘될테지만, 그렇지 않으니 그저 힘없는 아랫것에 지나지 않다. 그게 현실이다. 특히 위계문화가 강한, 지금의 회사처럼 "나이"로 일하는 조직에서는 절제의 미학을 드러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슬프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나서는 건 싫으니 모순이고, 역설이 나 스스로를 옭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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