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2020_29 아날로그의 반격 / 원제 : The Revenge og Analog Real Things and Why They Matter / 데이비드 색스 / 박상현, 이승연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월 6일 / 2020.12.25

 

  초판은 2017년에 출간되었다. 그때부터 읽으려고 목록에 올려두었으나 이번에 읽었다. 짐작하겠지만 IT의 빠른 발전과는 다소 다른 방향에서 아날로그적인 비즈니스가 성장하거나 살아남는 디지털 생태계의 역설적인 사례들을 보고한다.

  시작은 LP 디스크다. 90년대 초까지는 LP가 아주 많이 팔렸었다. 나도 기억한다. 결혼선물로 LP를 받았고, 혼수 가구 중 가장 비쌌던 게 전축(하이파이 오디오)이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중반에 CD가 대중화되었고, MD(Mini Disc)도 잠깐 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MP3가 대중화되면서 LP와 CD 플레이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음악을 보유하는 게 어쩌면 무의미한 시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일부 젊은 세대들은 다시 LP와 LP플레이어를 구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미국의 어떤 지역에서는 LP를 찍어내는 공장이 다시 가동되고, PL플레이어도 생산을 재개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현상은 음악 서비스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다. 필름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공책, 도서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디지털 산업의 대표 지역인 실리콘 벨리의 엔지니어들도 손으로 쓰고 만지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실물(Real Things)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우수하고 실수가 덜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한다. 스크린 속의 세계는 실재가 아니다. 사람들은 실재의 세계에서 더 흥분하고 더 즐거워한다. 결국은 0과 1로 표현되는 허상의 세계는 오래가지 못할지도 모르고, 영원한 건 실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