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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속리산(20220409)

by seetop 2022. 4. 15.

2022-08_속리산-2022.04.09

 

숙소 근처 24시간 운영하는 국밥집에 들러 설렁탕을 한 그릇 먹고 나선다. 아침이라 도로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몇 년 전에 법주사 코스로 문장대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친구가 화북 코스를 이야기했지만, 그 코스를 몰랐다. 속리산은 법주사 코스가 있고, 문장대가 최고봉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친구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100대 명산에서 최고봉이 문장대가 아니라 천왕봉이라 하여 알아보았다. 법주사에 문장대로 오르는 길은 끝없는 계단이었다고 기억을 한다면, 화북코스는 출발지가 조금 더 높아서 완만한 등산길이고, 경치도 빼어난 것 같았다. 그리고 과연 그러했다. 문장대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길은 백두대간길이기도 하고, 좋은 경치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다. 장각으로 빠지는 길은 숲이 우거져서 경치는 별로 볼 게 없지만, 적당한 경사와 (돌계단이 하나도 없었다고 할 만큼) 부드러운 흙 길이 이어져 편한 산행길이 되었다.

 

신선대를 조금 지났을 때, 전혀 등산복장을 하지 않은 채 남자아이 둘을 데리고 쉬고 있는 세 모자를 만났다. 작은 애는 4학년 큰 애는 6학년이라 한다. 학교에서 동급생들이 속리산에 다녀왔는데, 6학년 형은 코로나 격리 때문에 함께 하지 못해서 엄마가 일부러 데리고 왔다고 한다. 애들을 산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지 않을 거 같은데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했더니 7학년이 되면 지리산에도 갈 건데, 그 전에 다녀오는 학사일정이라고 한다. 여하튼 이들을 천왕봉에서 다시 만났는데, 화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단다. 장각으로 가면 1시간 정도는 덜 걸어도 된다고, 괜찮으면 같이 가자고 해서 함께 움직였다. 장각에서 화북으로 그들을 태워 주며 작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지금은 의왕에 살고 있으며, 고향이 점촌이라고 했다. 나도 점촌이라고 했다. 아이들 엄마는 언제 의왕에 오면 연락을 달라며 전화번호를 달라고 했다.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전화번호 주는 걸 사양했다. 다음에 점촌이든 의왕이든 우연찮게 만나게 된다면 그때가 진짜 인연일 거라며, 그 때는 같이 식사라고 하자며 부담 갖지 말라 했다. 좋은 일을 한 거 같아서, 그 일을 인정받은 거 같아서 기분이 좋은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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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자 : 2022.04.09(), 맑음

산행코스 : 화북탐방지원센터 문수봉 청법대 - 문장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천왕봉 - 장각

산행거리 : 12.8km (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5시간 25평속 2.3km/h, 누적 고도 823m

택시비 : 장각 화북 30,000(화령 개인, 054-533-0633)
버스 : 화령(07:40) – 화북 문장대 주차장 입석(09:00)

주차비 : 화북탐방지원센터 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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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50 장각폭포 주차장

   문장대 캠핑장 맞은편 길로 조금 들어가면 장각폭포가 있다. 주차를 하고 채비를 하다가 폭포가 어디에 있나 싶어 살펴본다. 길 건너 정자 아래에 폭포가 있다. 그리 크지 않으나 아이들 물놀이하기에 딱 맞는 작은 유원지 느낌이다. 항상 그렇듯이 신발끈을 묶고 나서도 결정을 못했다. 어디로 갈 것인가? 장각으로 올라 화북으로 내려올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갈 것인가? 자전거를 가져왔었어야 했나? 요즘 자전거를 가지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등산도 갔던 길로 돌아오는 것 보다는 종주 개념으로 가는 걸 선호하다 보니 들머리와 날머리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친구의 사례다. 그 친구는 홀로 백두대간을 종주했는데, 차량 회수문제를 자전거로 해결했다 한다. 도착지에 자전거를 내려놓고 출발지로 돌아와서 산행 후에 자전거를 타고 출발지로 복귀하여 차량을 회수하는 전략이다. 참 멋진 전략이다. 문제는 내 자전거는 커서 승용차에 싣기에 다소 불편하다는 것과 자전거를 타고 재를 넘나들 정도의 체력이 안되리라 것이다.  

 

09:11

결국 전화하여 택시를 부른다. 네이버 지도를 통해 상주 화령에 있는 곳에 전화를 했다. 대략 15분 정도 걸린다고 하더니 정말 15분 만에 왔다. 큰 길가에 나가서 택시를 기다리다가 버스 정류장의 시간표를 보았다. 여기서 7:40이면 아마도 문장대 주차장(어디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화북탐방안내소가 아닐까 추측해본다)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다른 이의 블로그에는 8:40이라고 말한 거를 본 적이 있는데, 시간이 바뀌었나 보다. 어쨌든 화령에서 07:40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택시비는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택시 요금은 농암에서 출발하는 것과 화령에서 출발하는 것 둘 중 어느 게 비싸고 저렴한지는 직접적으로 비교를 하지 않아서 알 수 없다.

09:39 화북탐방지원센터

문장대 주차장은 곧 화북탐방지원센터라고 봐도 좋을 거 같다. 물론 지원센터에서 제법 올라와야 해서 걷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거 같다. 주차장 바깥에 있는 등산 안내도를 보며 오늘의 산행 계획을 최종 점검하고서는 출발한다.

 

09:46 이정표(↑오송폭포, → 문장대 3.1km)

갈림길이다. 왼쪽으로는 성불사 표지석이 있고, 이정표에는 오송 폭포로 가는 방향을 알려준다. 오른쪽 문장대 방향으로 돌아서니 등산로 안내도가 주차장에서 300m 왔다고 알려준다.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하여 잠깐 긴장하기도 했지만, 종일 비는 오지 않고 하늘은 잠시 후부터 계속 맑았다. 가끔씩 진달래가 피어 있는데, 북쪽이어서 그런지, 산이 높아서 그런지 진달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10:33 다리, 이정표(← 문장대1.2km,→ 화북 주차장 2.1km)

작은 다리는 개울을 건너서 바위 위로 길을 인도한다. 혼자였던 산길은 어느새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람들이 제법 많아졌고, 가끔은 계단길에서 정체가 일어나기도 한다.

 

10:49 새부리 바위

새부리 바위는 내가 그냥 지어준 이름이다. 내가 보기에는 독수리 부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바위가 깨어져 무너지고 있는지 벌어지거나 내려앉는 걸 측정하는 측량기가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이 산에는 정말 기암괴석이 많구나 싶었다. 적당한 높이의 계단길이 계속 이어진다.

 

10:57 얼음

계곡을 건너는 다리 아래로 아직 얼음이 있다. 산이 높아서 그런지 아직 얼음이 있을 줄이야.

 

11:10 문장대 쉼터(←천왕봉 3.2km, ↓화북 31.km, →문장대 0.2km, ↑법주사 5.8km)

쉼터에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야외테이블이 설치되어있다.지금은 칠한 지 얼마 되지 않은지 칠 주의가 걸려있다. 잠시 숨을 가다듬고 바위 위로 오른다.

11:16 문장대

문장대에는 표지석이 2개 있다. 낡고 작은 거는 왼쪽에 있고, 그 오른쪽에는 큰 게 있다. 사진을 두어 장 찍고 전망 바위로 올라간다. 전망 바위로 가는 철계단을 오를 때는 여전히 겁이 난다.바람이 많이 불어 날려갈 것 같다.

 

11:25 정상

정상에는 사람들이 (과장하면) 바글바글하다. 외국인 단체 산행이 있었는지 많이 보인다. 대략 2~30명은 될 듯하다. 잠시 경치를 구경하다 내려온다. 철계단 아래에는 나보다 몇 발자국 앞서 가던 분이 서성이고 있다. 안 올라갈 거냐고 물었더니 무서워서 그냥 가겠다 한다.

 

11:39 쉼터

쉼터에서 초코바와 음료수를 먹으면서 10분 정도 쉬었다가 출발한다. 천왕봉 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꽤 많다. 천왕봉 가는 길은 능선이면서 바위를 돌아가야 해서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고, 산죽와 진달래, 참나무들이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사라진다. 트랭글에서는 부지런히 배지 획득을 알린다.

 

12:10 신선대

신선대에는 매점이 있다. 매점 앞에는 문장대 쉼터처럼 산객들이 취식을 할 수 있게 나무로 만든 야외 테이블이 몇 개 있다. 역시 만석이다. 그러지 않아도 점심을 먹을 적당한 장소를 찾고 있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창을 통해 매점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공간이 있는 거 같다. 안에도 자리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그렇다 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안에는 아는 사람만 오는 듯. 아니면 오늘 날씨가 조금 더운편이어서 야외를 더 선호하는지 실내에는 사람이 없고, 낙서만 벽과 천정 가득하다.

 

12:24

컵라면 하나 사먹어 점심을 대신하고는 출발한다. 매점 처마에는 산악회 리본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12:40 이정표 (←천왕봉 1.5km, →문장대 1.9km)

이쯤인가, 여기를 지나선가, 앞서 이야기한 세 모자를 만났다. 바위 틈새를 빠져나오는데 한쪽에 등산복장도 아닌 평상복 차림으로 세 명이 앉아 쉬고 있다. 그 중 어린아이가 보이길래 물었다. “학생은 몇 학년이니?” 중학생처럼 보이기도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기도 했다. “4학년이요라고 대답한다. 나는 대단하다며 칭찬을 해주고는 어느 방향으로 가는가 물었다. 천왕봉 방향을 가리켰다.한 20여분 가면 갈림길이 나올 거다. 힘내자하며 격려를 하고 지나쳤다.

조금 지나 경치를 바라보며 잠시 쉬는데, 앞의 세 모자가 뒤 따라온다.

 

13:07 상고 석문

큰 바위 틈새 위로 또 큰 바위가 얹힌 구조다. 대들보처럼 얹혀진 큰 바위는 곧 굴러 떨어질 것 같아 겁이 난다.

 

13:15 갈림길 (←문장대 2.8km ↓법주사 5.1km, →천왕봉 0.6km)

 

13:22 헬기장 (←천왕봉 0.3km ↓장각동 4km, →문장대 3.1km)

내려올 때 여기서 장각으로 빠질 계획이다.

 

13:35 정상

정상석을 자그마하고 공간도 그리 넓지 않다. 일부 산객들은 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보기만해도 오금이 저린다. 한 참을 기다리다 사진을 두 장 찍고 내려서려는데 앞서 세 모자가 막 정상에 도착하여 안내도를 살펴보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어디서 출발했느냐? 화북에서 시작했다. 갈 때도 거기로 갈 거냐? 그렇다. 이렇게 말하고서는 되돌아갈 시간을 얼추 계산해보는 듯했다.조심스레 제안한다. 나는 장각으로 갈 건데, 안내도에 나와있는 장각동 보다 1km 더 가면 장각폭포가 있어 거기에 차를 세워 놓았다. 괜찮다면, 나랑 같이 간다면 화북으로 태워주겠다고 했다.

사진을 찍어주고 장각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헬기장을 지나 장각으로 내려가는 길은 능선길인데도 사방이 키 큰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전망은 그리 볼만한 게 없다. 그렇지만 피톤치드라고 하는 침엽수 냄새가 가득하여 기분이 맑아지고, 돌이나 바위가 거의 없는 흙 길이어서 걷기에 매우 좋은 상태였다. 혼자였다면 아마도 뜀박질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15:00 이정표 (←천왕봉 3.3km, 비로봉 3.5km, →장각동 1.0km)

거의 산 아래에 다 내려서니까 이정표가 있다.

거의 평기를 한참 걸어가니 민가와 국립공원의 구분이 시작되는 안내판이 있다.

마을에는 몇 집에서 수선화를 심어 놓았다.

 

15:37 산행종료

마을을 지나 대략 1km 정도 더 가서 산행을 마무리한다.세 모자를 화북 주차장까지 태워주고는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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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리(문장대 캠핑장 앞) 버스 정류장 부착 버스 시간표. 오른쪽 중간 쯤 문장대 주차장 운영 시간이 표기 되어 있다. 화령에서 07:40 출발인듯

 

화북 주차장에서 몇 걸음 걸었을 때의 산정. 문장대 인듯

 

문장대. 세조가 올라와서 글을 읽었다 하여 운장대 --> 문장대로 바뀌었다 한다.

 

새부리 처럼 생겼다. 속리산에는 기암이 많다.

 

새부리 모양 바위에 설치된 균열 측정기. 바위가 쪼개어지거나 이탈이 발생한 정도를 알 수 있다. 현재는 설치 때(언제인지는 모른다)보다 1mm 정도 움직인 걸로 보인다.

 

문장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능선 주행 중 만난 경치

 

천왕봉 가다가 뒤 돌아본 경치

 

신선대 매점

 

점심으로 사발면을 하나 먹는다

 

신선대 표지석 천왕봉 2.3km 남았다. 약 1시간

 

천왕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풍경

 

천왕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풍경

 

천왕봉 방향 풍경

 

오늘의 산행 기록

 

법주사 갈림길.

 

천왕봉에서 바라본 풍경

 

상고 석문

 

석문을 지나서 만나는 오래된 나무

 

천왕봉 정산에서 바라본 풍경

 

장각 마을 어떤 집 앞에 있는 수선화

 

천왕봉 정상석

 

천왕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풍경

 

장각마을로 빠기는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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