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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천마산(20230218)

by seetop 2023. 2. 28.

천마산(20230218)

 

2023-03 천마산 – 2023.02.18.

 

대구 또는 김해에서 승용차를 가지고 2시간 안팎으로 다녀올 수 있는 산은 대충 다녀온 것 같다. 승용차를 가지고 산행을 다니면 장/단점이 있다. 먼저 장점부터 들자면, 시간이 다소 자유롭다. 원하는 시간에 집에서 출발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간에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코스를 짤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계획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대개는 새벽에 등산을 시작해서 저녁이 되기 전에 집이나 숙소로 돌아올 수 있다. 단점은, 일단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근교의 산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둔감할 수 있는데, 조금만 멀리가면, 고속도로 통행료와 기름값, 가끔은 주차비도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장시간 운전으로 몸이 피곤해서 계획된 시간 안에 (어쨌든) 복귀하지 못한다. 돌아올 때에는 운전도 좀 더 천천히 하고, 휴게소에도 한두 번 더 들른다. 가장 큰 적은 피로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안내 산악회를 이용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김해를 거쳐 가는 버스가 있다. 안내 산악회를 이용할 때는 장점은, 제법 먼 거리를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다.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단점은,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만약 이번 천마산을 내가 혼자 다녀오는 걸로 계획을 짰다면, 가는데 5시간, 산행 5시간, 오는데 5시간을 잡고, 새벽 4시 출발, 19시 도착으로 했을 것 같다. 기름값과 동행료, 밥값을 합하면 10여만원 들겠지. 버스를 이용하니 6시 출발, 6:45 탑승, 11:30 들머리 도착, 16:40 버스 출발, 22:10 도착, 집에 복귀하니 22:40이 되었다. 2시간 정도 더 걸리기는 했다. 그렇지만 승용차로 복귀할 때 예상되는 피로와 운행 시간을 실제적으로 고려한다면, 소요되는 시간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앞으로는 근교 산행을 제외하고는 안내 산악회를 이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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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2023.2.18(), 흐림
산행코스: 마치고개409  천마산(812m)  배랭이고개  보광사  버스정류장
산행거리: 7.4km (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4시간23
버스회비: 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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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 산행 신청 입금

2/17() 단체 문자 접수(대략적인 산행일정 버스 공지)

2/18()

05:00
알람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아내가 새벽부터 아침을 준비한다고 바쁘다. 괜히 미안해진다. 놀러 가는 사람은 난데, 고생은 아내가 한다 싶었다. 씻고 나오니 아내가 김밥을 준비했다.

06:10
채비를 하고, 챙겨준 도시락을 가방에 넣고 나서니 현관 밖은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는 말이 없었는데……. 승용차를 몰고 버스가 오기로 곳으로 간다.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린다.

06:35
버스가 오기 10분전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탑승장소로 간다. 거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육교 아래서 비를 피하며 서성이고 있다. 중에 몇몇은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가리라.

06:45
버스가 도착하기 5 전에 작은 승용차가 탑승장으로 들어오더니 스치로폼 상자를 내려 놓는다. 나중에 보니 저게 우리한테 지급될 김밥들이었다. 이윽고 시간이 되니 버스가 도착한다. 기사에게 행선지를 확인하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 창문에 닉네임을 적어 자리를 지정해두었다. 조금은 섬세한 .

11:30
11
30분을 조금 넘겨서 버스가 들머리에 들어섰다. 들머리는 도심에 있는 좁은 고갯길이어서 단번에 뒤로 교통 체증이 시작된다. 버스에 내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산길을 잡는다. 나도 그들 틈에 섞여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은 경사가 급하고 낙엽이 깊어서 잠시 한눈을 팔면 사람의 자취를 잃어 난감해진다. 다행스럽게도 비는 오지 않지만, 하늘이 흐려서 조망은 별로이다. 조금 오르다 보니 산길을 따라 벌겋게 녹슨 커다란 파이프 2개가 등성이까지 이어진다. 파이프 아래로는 과거 스키장이었던 곳으로 짐작되는 약간 너른 터가 경사면을 따라 낮은 각도로 이어진다.

숲길은 걷기 매우 편하지만, 가끔 낙엽 아래로 녹지 않은 눈이 만든 얼음이 그대로 있어 미끄러울 때가 있어 조심하며 나아간다. 어느새 앞뒤로 같은 버스에서 내린 등산객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는 후방에서 나를 앞지른 한참이 되었다.

13:00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가 되었다. 출출함을 느끼던 참이었다. 적당한 곳을 찾아 요기를 해결하고자 하니 앞서 가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먹는다. 걸음 가다가 헬기장으로 추정되는 평탄한 지역에 여장을 풀고 아내가 새벽에 만들어준 도시락을 먹는다. 아직 정상까지는 한참을 가야 한다. 나보다 조금 처진 오시던 분들은 새벽에 어시장에 가서 회를 준비해왔다면 같이 먹자고 한다. 의사 지시사항이 있다고 하며 정중히 사양한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걸음을 옮긴다. 안경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낙엽이 많아서 그런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발자국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길이 아닌 곳으로 들어와 버렸다. 요즘은 산행을 때마다 번번히 길을 놓치고 헤맨다. 정신이 번쩍 든다.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라도 되는 소침해진다.

14:00
정상에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고 바쁘다. 대여섯 사람은 산행대장이 사진을 찍어주는 것으로 보아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일행인 하다. 정상 표지석은 앞뒤를 깎아내고 이름을 새겨 넣었다. 그래서 양쪽 방향에서 사진을 찍어도 앞면이다.

정상에서는 남양주 시로 추정되는 거대한 도시가 훤하게 눈에 들어온다. 어디까지가 행정구역으로 나누어지는지 수는 없지만, 크고 근사한 도시로 보인다. 정상을 지나 응달 구역으로 들어서니 잔설이 녹지 않아 얼음 상태 그대로다. 미끄러지고, 그러다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힘을 쓰다가 다리에 쥐가 났다. 쥐를 푸는데 한참 걸렸다. 지금부터 아이젠을 차고 풀기를 반복하며 걸음을 옮긴다.

15:00
분명 여기가 배랭이 고개가 맞는 같은데, 이정표에는 배랭이라는 글자가 없다. 분명 여기서 우회전하여 내려가는 길이 있어야 하는데……. 고갯길에서 왔다갔다 하기를 10여분간 같다. 그리고 20여미터 아래에 리본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위로 희미한 발자국이 보인다. 다시 아이젠을 차고 내려간다. 길은 계곡을 따라 흙길과 바윗길, 눈길과 얼음길을 번갈아 지난다.

한참을 가다 아래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따라가면 쉬울까 싶었다. 그런데, 임도를 따라 역행하는 산객을 만난다. 서둘러 지도를 확인하니, 임도를 따라 내려가서는 버스가 기다리기로 목적지에 다다를 없음을 알고 그들을 따라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걸음 옮기지 않았는데, 그들은 사라지고 없다. 걸음이 엄청 빠르다.

16:00
보광사에 도착한다. 보광사는 입구 안내판에 년의 고찰이라 적었던데, 대운전 돌계단이 현대식 화강암으로 다듬어져 있는 , 최근에 증축하거나 신축한 것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어 오래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보광사를 지나니 캠핑촌이 나타난다. 절로 오르는 좌우로 텐트 촌이 있는데, 사람들은 모닥불을 지피고 불멍을 하거나 분주하게 음식을 마련하기도 한다.

캠핑장을 지나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시내버스 종점 정류소인 하다.

바지와 신발에 묻을 흙을 털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버스에 오르니 빈자리가 절반 정도는 되어 보인다. 산행 중에 앞뒤로 아무도 보이지 않아 꼴찌라 생각했었는데, 그리 많이 늦은 거는 아니라는 안도감에 스스로 위안이 되었다. 버스는 마지막 일행을 태우고 16:50쯤에 이동을 시작한다.

문경새재공원 입구에 있는 식당에 들러 단체 저녁 식사를 했다. 간이 그리 세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버스로 오는 내내 자다가 깨다가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핸드폰 밧데리 잔량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 밧데리를 가져올걸 그랬나보다. 양산 정도를 지났을 핸드폰 전원이 최종 방전 되었다.

22:00
김해에 도착해서는 서둘러 차에 가서 핸드폰을 충전하면서 전원을 켰다. 집에 도착하니 10 반이 지났다. 샤워하고 나와 앉아서 조금 쉬고 있자니 새벽 1시가 지난다. 이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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