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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로/오름은 내림을 위함

용화산

by seetop 2023. 7. 4.

용화산(20230626)

 

2023-07 용화산 – 2023.06.24.

종주 산행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시간이 버스 시간이 빠듯한데다 발바닥이 아파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칠까 싶어 중간에 포기하였다. 나 말고도 4명이 더 낙오하여 창피한 거는 조금 덜했다. 실패 요인으로 몇 가지를 꼽아보자면, 첫째, 새 신발이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고, 신발 끈이 불편하게 발 등을 압박했다. 둘째, 산행 안내에 중상(中上)으로 되어 있어서 자만했다. 나의 등산 체력이 중상이 아니라 중하라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였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 성중종주 할 때에도 중간에는 들지 못했던 것 같다. 만용이 앞섰던 것 같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은, 딱 중간을 조금 넘어서는 지점에 차가 다닐 수 있는 고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개가 없었더라면 힘들더라도 꾸역꾸역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말은 결국 의지가 약했다는 말의 다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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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2023.6.24(), 맑음
산행코스: 큰고개 용화산 - 고탄령 시야령 배후령 ( - 오봉산 청평사 주차장)
산행시간: 4시간 16
산행거리: 8.94km
버스회비: 50,000
주차비: 2,400(지하철 환승주차장) 간식
기타경비: 톨비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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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 산행 신청 6/23()입금

6/22() 단체 문자 접수(버스 공지)

6/24()

05:15

계획한 보다 조금 늦게 나선 같다. 마음이 조금 조급하다. 오늘은 6시에 버스가 온다고 한다. 거리가 머니까 출발시간을 그만큼 당긴 같다.

06:00

역시 버스는 정시에 도착한다. 명단과 좌석을 확인하고 나서 탑승한다. 휴게소(충청도 어디라고 같은데, 관심 있게 보지 않았다) 들러 산악회가 제공하는 간단한 시락 국밥을 먹고 나서 이동하는 중에 가이드가 자기소개를 하고, 산행 전반에 대하여 안내한다.

원래 코스는 용화산 오봉산 이렇게 2개의 산을 종주하는 계획이다. 가이드가 번을 상급자 코스라고 강조한다. 거리는 어떤 사람은 14km, 어떤 사람은 17km, 어떤 사람은 20km라고 각각 다르게 언급한 것을 블로그를 통해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7시간 산행을 해본 것도 아닌데,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약간 오만했던 같다.

10:10 큰고개

예정시간보다 10 정도 지연하여 들머리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어영부영하다 10여분을 그냥 보냈다. 마감시간이 20분이나 짧아졌다. 길이 좁아서 버스가 회차하는 것을 도와줄 요량이었으나, 기사분이 운전을 잘해서 나까지 돕지 않아도 되었다.

들머리 초입부터 바위가 산길의 경사를 급하게 만들고 있고, 경사의 바위마다 호치키스 알처럼 생긴 철심으로 만든 계단이 설치 되어 있다. 호치키스의 산이라 부를 만하다. (호치키스는 스테이플러를 발명한 사람의 이름이었다고 한다) 가이드는 후미를 담당하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나를 앞질러가고 있다. 초입부터 나는 꼴찌를 다투는 입장이 되었다.

전망이 좋은 곳이 나와도 사진을 찍지 못하고 서둘러 가이드 꽁무니를 따라 간다.

10:59 용화산 정상

40 가량 걸려서 정상에 도착한다. 여기까지는 그리 많이 늦거나 하지는 않은 같다. 사진을 찍고 바로 내려서 배후령으로 향한다.

산을 계속 짧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바위 길과 길이 반복되고 돌계단과 호치키스 계단이 반복된다. 등산길은 정비한지 되지 않은 돌계단이 깨끗하고 반듯하다.

12:34 (시야령↓0.6km)

군데군데 이정표가 있기는 했지만, 여기서 헷갈렸다. 가이드는 말하기를 걸음이 빠른 사람은 시야령을 지나 언덕에 올라 점심을 먹고, 늦은 사람은 시야령에서 점심을 먹으라 했다. 기준으로는 식사시간이 벌써 30 지났다. 그러면 시야령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아직 600m 가야 한다. 벌써 조금 지친 같다. 무슨 극기 훈련을 하는 같다.

여기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오른쪽을 보니 길이 좋다. 조금 바위 옆을 지나왔는데, 길은 우회로인가 생각하면서 고개를 드니 사람 말소리가 들린다. 일행 분이 직진방향의 바위 위에서 전화를 하고 계신다. 당연히 사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걸음을 옮겨 10 정도 갔을까? 길이 이상하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처럼 느껴졌고, 앞서 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서서 핸드폰을 꺼내 본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더니, 나도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검색해보니 아까 이정표에서 잘못 들어왔다. 앞서 가는 사람을 불로 뒤돌아가자 하고는 나도 뒤돌아 간다. 여기서 뒤돌아 가는 사람들이 나를 포함하여 대략 10 정도 되었는데, 낙오자는 모두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나왔다.

13:22 시야령 (휴양림↑1.6km, 배후령←3.0km)

급한 길을 내려서니 시야령으로 추정되는 넓은 공터가 나온다. 가던 방향으로 가면 휴양림, 배후령으로 가려면 19 방향으로 틀어야 한다. 여기서도 알바를 낙오자들은 우왕좌왕 한다. 어떤 사람들은 휴양림으로 가야 한다며 서둘러 길을 재촉하고, 나와 함께 몇몇은 머뭇머뭇 한다. 핸드폰으로 지도를 확인하여 서둘루 휴양림으로 가던 사람들을 불러 돌아오게 하고, 우리는 배후령으로 향한다.

13:35 공터

시야령에서 언덕을 올라서니 20여명의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9 20명이니 다른 사람들도 그리 빨리 아닌데,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나도 구석을 찾아 앉아 점심으로 싸온 빵을 먹고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먼저 길을 나선다.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 앞뒤를 보지도 않고 걸음을 재촉하지만, 잠깐 쉬는 사이에 사람들이 나를 추월한다.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 산행을 중단하고 싶어서 스스로가 꾀를 부리는 것인가? 오른발은 신발끈이 불편하고, 왼발은 발바닥이 불편하다. 허벅지와 종아리는 쥐가 같다. 몸은 그만 걷자고 자꾸만 나에게 말을 건다.

그러는 사이 가장 후미에서 출발했을 가이드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며 앞지른다. 엿들으니 택시를 이야기 하는 같다. 나보다 조금 일찍 점심을 먹고 출발한 3인조가 앞에서 끙끙거리며 가고 있다. 사람이 허벅지에 쥐가 났는지 사람이 그를 부축하고 간다. 가이드는 배후령으로 쏜살같이 내려가며 계속 전화를 한다. 몸은 나에게 더욱더 강력하게 신호를 보낸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두자고. 앞서 가는 가이드에게 말을 건다. 나도 배후령에서 버스를 타겠다고. 가이드는 한다. 아까 배후령에서 버스를 이용할 사람을 신청 받았는데, 아무도 없어서, 그리고 정한 시간이 지나서 14시에 버스는 떠났다고 말한다. 배후령을 14시에는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14:35 배후령

배후령에는 북위 38 표지석이 있고, 옆에 그늘 벤치가 있다. 다른 중도 포기자가 나타나서 택시를 타야 하는 사람은 모두 4명이 되었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각각의 일행은 남은 사람을 위로하고 걱정하면서 서둘러 산길을 떠난다. 택시는 한참이 지나서 도착한다.

택시를 타고 청평사 주차장에 거의 도달할 때쯤 사람의 낙오자가 생겼다는 연락이 왔다. 택시를 돌려 배후령에서 10 정도 기다리니 사람이 내려온다. 그렇게 다시 택시에 좁게 타서 청평사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청평사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짐을 싣고는 모두들 계곡에 담그러 간다고 한다. 나는 앞에 카페에 가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다른 일행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별칭 [호치키스 산]의 증거들. 바위에 철심으로 계단을 만들어 박아두었다.
호치키스 철계단
38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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