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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긴 글 짧은 생각

작별하지 않는다

by seetop 2025. 1. 21.

2025_01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 문학동네 / 20210909/ 2025.01.12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동네 책방에 들렀다. 당장은 책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해서 몇 주 지나 다시 가서 이 책을 골랐다. 띠지에는 작가의 수상내용이 적혀있다.

글에 따옴표가 없어서 독백인지 대화인지 혹은 생각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따옴표를 의도적으로 없애 더 묵직한, 그래서 더 깊은 곳에서의 생각을 끌어오려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은 주인공 친구의 어머니를 통해 그 어머니가 겪었던 1948년의 4.3사건의 공포와 시련과 고통을 친구의 육성으로 전개하고 있다. 건너 건너 건너 전달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인터뷰 장면이 떠올랐다. 그윽한 눈빛으로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느릿느릿한 말투로 조용하게 읊조리듯이 말하는 그 모습. 책 속의 주인공들이 대화하는 모습이 꼭 그런 느낌이었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독백하듯이 쏟아내는 그날의 아픈 기억과 그날의 아픈 기억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를 현실과 기억과 환영 사이에서 잘 풀어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무겁고 칙칙한 느낌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과 피해자의 가족의 자손이 겪어냈던 고통을 적절하게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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